“금융계 40년 경험 통해 돈 관리 중요성 후배에 알리고파”

‘성공적인 삶이란’ 책자 만들어 신용관리ㆍ돈 사용원칙 등 후배에 ‘전수’

2012-07-03     서동삼 부국장

최근 대부금융업을 이용하는 2030청년들이 1년 동안 60만~70만 명에 이르렀다. 이 수는 연간 수능시험을 치르는 인원과 맞먹는다. 그만큼 많은 수의 2030청년들이 저신용자로 전락해 제 2금융권에서 높은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한국대부금융협회 양석승 회장은 “대부업 거래의 60~70%가 2030청년층으로 이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양 회장은 “금융계에서 40년간 생활하면서 기성세대가 후배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할지 요즘 고민 중”이라며 “경험에 의한 올바른 삶에 대해 기회 있는 대로 강연이나 모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석승 회장의 관심과 화두는 오직 서민·고향·후배

양석승 회장에게는 직함이 많다.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과 재경광주전남향우회 및 재경광주전남고교대학연합동창회 수석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국제로타리코리아나클럽 회장, 동작구호남향우회장, 숭의고등학교총동문장학회 이사장이 그것이다. 양 회장은 앞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신한은행 임원(현 부행장), 신한생명 임원, 아프로파이낸셜그룹 부회장 등을 거쳤다. 또 고향사랑과 동문사랑에 재경 화순군향우회장과 숭의고총동문회장, 재경 회장을 맡기도 했다. 양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한국대부금융협회 이사회에서 회장직을 다시 맡았다. 초대회장을 맡은 데 이어 오는 2015년 3월까지 재임동안 서민금융서비스를 한 차원 높여나갈 생각이다. 양 회장이 그간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하리라는 분석이다.

양 회장은 20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정통 뱅커다. 신한은행에서 지점장, 자산운용담당 부행장 등을 거쳤다. 양 회장은 이에 앞서 총무처, 재무부 이재국 등에서 근무하며 공직 경험도 했다. 조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70년)한 양 회장은 총무처 법무관실이 첫 직장이다. 이후 재무부이재국을 거쳐 82년 신한은행 설립 멤버로 자리를 옮긴 후 20여 년을 신한은행에서 재직했다. 양 회장은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대부금융업을 서민금융의 한축인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올려놓은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 회장이 서민금융에 관심을 둔 것은 오래지 않다. 지난 2004년 5월, 아프로파이낸셜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당시 양 회장은 불법이 넘쳐나던 사금융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료들이 “정통 뱅커가 왜 3금융으로 자리를 옮기느냐”는 걱정을 했단다.

그런 걱정을 뒤로하고 정면 돌파할 각오를 했다. 직접 사금융 시장을 양지로 끌어 올려 서민을 위하는 금융회사로 바꾸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 2005년부터는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부금융업계의 변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회장에 취임한 뒤 정부와 금융당국, 그리고 업계와의 가교역할을 자임하면서 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금융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힘써왔다. 양 회장이 협회장이 된 뒤 대부금융업은 서민금융회사로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운 이른바 ‘금융소외계층’이 급전을 빌릴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말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정식 등록돼 있는 대부금융업체는 1만 3,000여 개에 이르고, 협회는 이들을 매년 1만여 명씩 교육시키고 있다.

서민 금융서비스 업그레이드와 청년층에 ‘신용관리’ 교육에 앞장

양 회장은 협회장 일 말고도 고향 사랑과 후배 사랑에 관심이 많다. 양 회장이 설립하다시 피한 재단법인 숭의고등학교 총동문장학회는 벌써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양 회장은 특히 후배들을 위한 잇따른 장학기부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모교인 숭의고 총동문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1억 원을 쾌척하는가 하면 지난해 3월에는 (사)한국청소년행동과학문화원(이사장 김흥주)이 주최한 ‘제21회 모범청소년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또 후배들에게 특강이나 강연회 등을 통해 그동안의 경험에서 체득한 돈을 사용하는 원칙, 성공적인 삶의 요소, 성공적인 직장생활 가이드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후배들을 위한 금융 강연회도 자주 할 생각이다. 그는 강연회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성공적 삶이란’ 책자를 후배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자신의 경험과 철학이 담긴 주옥같은 삶의 교훈들을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특히 ‘신용관리’가 인생의 첫 출발이라고 강조한 양 회장은 “현대사회에서는 신용관리가 한 개인을 판단하고,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금석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올바른 신용관리를 위해서는 주거래은행을 통한 단일카드 사용 및 신중한 대출신청, 자동이체 등이 필요하며, 자신의 신용평점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청소년의 씀씀이에 대해 걱정할 정도로 요즘 청년층의 소비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서 이런 계획을 잡고 있다. 실제 2030청년층의 소비는 과소비차원의 씀씀이보다 학자금, 생활자금, 결혼자금 등 생계대출 차원이 더 크다. 학자금 한국장학재단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매년 1만 명 정도씩 증가하던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지난해 4배 이상 급증했다. 현 대학생 신용불량자도 3만 3,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100명 당 신불자 2.4명에 해당한다. 학자금 대출이 20대 대학생 신불자를 양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출발점이 신용불량인 학생들은 향후 고금리의 덫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 나이스 신용평가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신용자가 대출한 자금을 연체할 확률은 정상등급 신용자보다 25% 이상 높았다.

결혼자금 및 전세대출 문제도 2030세대 가계부실의 최대난관이다. 한 방송사 통계조사(700명 대상)에 따르면 결혼 전 빚을 진 가구는 21.6%. 결혼 과정에서 빚을 진 가구는 40.3%로 증가했으며, 결혼 후 빚을 진 가구는 64.4%로 나타났다. 즉 학자금 대출 및 생활대출 확대→연체율 상승→신용등급 저하→2금융 대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2금융권의 손쉬운 대출구조도 2030세대의 대출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됐다. 인터넷 및 휴대폰 사용에 밝은 학생들은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유혹에 빠져 제도권 내 대부업체를 넘어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기 쉽다. 양 회장은 “불법 사금융 피해 사례 가운데 33%가 청년층”이라며 “청년층이 소액이라도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생각을 반영해 지난해 서울지역 고고 등에 뮤지컬 공연 등을 협찬한 바 있다. ‘청소년 금융뮤지컬 공연’ 등을 통해서도 금융 거래와 재무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이다.

이 행사는 대학과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금융거래에 중요한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과잉채무의 위험성 및 예방법을 전하자는 취지로 계획됐다. 양 회장은 “앞으로도 뮤지컬 공연을 통해 고교생 등 청소년에게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과 다중채무의 예방법을 알리는 금융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그동안 공직자로서의 성실성과 탁월한 업적을 바탕으로 모범공무원 포상, 재무부장관상, 업적평가 최고대상, 장한 한국인상, 대통령 표창, 2008 올해의 아름다운 한국 100인상(조선일보), 대한민국 국민훈장(석류장), 대한민국 나눔대상, 세종나눔대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