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신매카시즘에 단호히 맞서겠다"

여권의 종북주의 공세에 맞불 응수

2012-06-05     지유석 기자


이해찬 민주통합당 의원이 5일 '종북주의' 공세에 맞불을 놓았다. 여권은 통합진보당의 비레대표 경선부정 및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거취논란과 임수경 의원의 막말 파문을 빌미로 이념공세를 펼쳐왔다. 이에 맞서 이 의원은 5일 오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신매카시즘(극우 보수 이데올로기) 선동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이 기자회견을 연 배경 역시 여권의 색깔공세였다. 이해찬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등이 발의한 북한 인권법에 대해 "다른 나라의 국내 정치문제에 깊이 주장하거나 개입하는 건 외교적인 결례"라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새누리당과 보수 언론은 그의 주장이 북한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그의 신매카시즘 발언은 이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것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인권법에 대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인권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앰네스티 인터네셔널 같은 국제 인권단체들이 거론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옳다고 본다"면서도 "(남북관계는) 국가간 관계이기 때문에 내정간섭으로 오해될 수 있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면적으로는 인권을 거론하고 있지만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법안이다"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됐다. 지금은 관계개선에 노력해야지 악화되는 쪽으로 몰아가선 안된다"며 북한인권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박 위원장은 지난 1일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의 거취를 논하면서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박 위원장이 해선 안될 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누가 국가관을 검증한단 말인가? 박 위원장이 사상을 검증할 자격이라도 있는가?"면서 "그의 발언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10%의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그렇게 오만한 사람이 무슨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는가?"며 박 위원장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의 독설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국가관을 검증해 국회의원을 제명한 사례가 어디 있는가? 국가관을 검증할 기관이라도 있단 말인가?"하는 의문을 제기한 뒤 "두 의원을 옹호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다수의석으로 국가관을 검증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여권의 종북주의 공세에 대해 야권은 끌려가는 기력이 역력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이해찬 의원이 신매카시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는 양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의원의 발언이 여권의 이념 공세를 잠재울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