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

도량이 맑고 기운찬 약사여래기도도량 여여정사

2012-05-11     취재_임대호 부장

여여정사는 경상남도 금오산 자락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가람지로 빼어난 풍경과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교문화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국제선원, 템플스테이, 테마공원 등 각종 프로그램과 석경대전, 약사대불, 요양원 등 기도 및 치유의 공간 확보를 사찰 내에 접목 시키는 구체적 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세계적인 불교 문화관광지로 발돋움하다

삼랑진 여여정사는 정여 큰스님이 범어사 금강암 불사를 이전(移轉)하기 30여 년 전 걸망을 지고 다닐 때부터 구상되기 시작해 말세에는 몸이 아프고 불편한 이들의 정신적인 귀의처가 절실히 필요함을 혜안으로 읽고, 약사여래기도 도량을 창건할 원력을 세우게 된 것이 시초였다. 20여 년 전부터 토지 매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약사전과 대웅전 등 노천 법당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불사가 이루어져 지금의 여여정사가 세워졌다.

삼랑진 여여정사 사찰 터는 예로부터 9개의 암자가 있어 구암사(九庵寺)가 있었다는 설도 있고, 금오산 자락에 심마니 집을 찾아 아픈 이의 병을 낫게 했다는 설도 있어 과히 약사 도량이 들어설 만한 자리로 인식 되었다 한다. 이 절을 창건하신 정여 큰스님은 사찰을 지정하기 전, 전국의 유명한 명산을 비롯하여 대찰이 들어설 만한 도량을 찾아서 약 4년간의 만행(萬行) 끝에 지금의 여여정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불사 준비 중에 있는 석경대전은 경판 한 장 크기 높이 2m, 가로 90㎝의 규모로, 약 3,000장 정도 소요되며, 팔만대장경을 돌에 새기는 불교역사에 남을 세계적인 대작불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건축기법과 전통사찰의 기법을 접목시켜, 세계적인 불교 사찰로서 제주도의 ‘약천사’의 한 배 반 정도의 탑 형식의 전면 법당과 후면 600평 규모로 된 장경각을 계획하고 불사를 추진 중에 있다. 이에 주지 도안 스님은 부산 범어사 전 주지 겸 여여정사 회주스님이신 정여 큰스님의 뜻을 받들어 국제적인 불교 사찰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시도유형문화재 제477호 목조관음보살좌상

여여정사에 모시고 있는 시도유형문화재 제 477호 목조관음보살좌상은 관음전 봉안불로 밀폐된 유리함 속에 모셔져 있다.
이 속에는 황동의 후령통과 이를 싼 황초폭자, 복장발원문, 주서다라니, 경전인쇄물이 발견되었으며, 복장발원문을 복사하고 촬영한 후 다른 복장유물과 재복장한 것으로 전한다. 소형의 불상이지만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복장물이 남아 있는 중요한 불상이다. 복장발원문에는 이 불상의 원소장처가 적조암(寂照庵)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홍보나 사흘, 별좌나 도감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범어사지(梵魚寺誌)에 모두 기록이 남아 있으며, 불상을 조각한 화승 역시 범어사 비로전과 관음전의 불상을 중수, 조성한 인물들이다. 따라서 적조암은 범어사와 관련된 암자라고 추정되며, 범어사 인근에 소재했을 가능성이 크며 무엇보다 1722년은 범어사 비로전과 관음전의 불상중수와 불상 신조성이 이루어진 해로 이러한 생각을 더욱 뒷받침해 준다. 이 불상은 허리는 세우고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는 자세로, 방형의 얼굴에 눈은 가늘면서 작은 편이며 눈썹선이 희미하고, 이에서 이어지는 코는 크고 뭉툭한 편이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환미감(幻味感) 있는 조각기법을 보여 주어 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부드럽고 인상은 자비롭다.

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

여여정사 주지 도안 스님은 “지금 우리 사회가 유교 문화권에 있는 기성세대의 일방적 사고와 서구 문화권에 있는 젊은 세대의 합리적 사고와의 세대 차이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이성적 욕망만 계속 부추겨 이성과 감성의 충돌로 밸런스에도 문제가 발생, 심리적 불안까지 가중되어 암보다 더 무서운 우울증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문제가 어린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에 대해 어떤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한 현실을 살고 있는 불자들이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좌선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염불로서 마음의 중심을 바로 찾아가는 좌선의 장점과 염불의 장점을 접목시킨 염불명상을 실행해야 하며, 개개인의 의식 수준을 높여주면 이성적 욕망은 저절로 다스려져 자기 정체성을 되찾게 되고 마음의 중심이 바로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안 스님은 “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라고 하며, 현실을 배제한 이상을 추구하면 현실도피주의자가 된다고 말했다. 극심한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현실로부터 도피할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 중에 단 10분이라도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정신적 이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주말에 가까운 사찰을 찾아 염불 명상을 실천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길임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언젠가부터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생존본능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있어 그 방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의·식·주를 해결해 주기 급급하고, 그로 인해서 자녀들이 자립심을 잃어가고 있는데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발이 되어주지 않고 자녀들이 손발을 움직이도록 해주어야 자립심이 생길 것이라 했다. 그리고 선진국에서는 문화생활을 통해 가족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문화를 즐기는 방법을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생기는 긴장과 심리적 불안 등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도안 스님은 마지막으로 ‘작은 인연도, 작은 생명도, 소중히 하는 마음으로 조고각하 하시고 나눔을 통해 비움의 지혜를, 비움을 통해 텅 빈 충만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봄날이 되고,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항상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기를 당부하였다. 이에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삼랑진 여여정사를 찾아 자연을 벗 삼아 염불명상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