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국내 농업기술 보급으로 농업근대화 견인

‘부탄인 차 재배 및 가공기술훈련’ 성공적 수행, 농업생산성 및 질 향상

2012-05-11     취재_공동취재단

경남지역사회 발전의 중심역할을 담당하며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온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국제농업협력사업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 ‘부탄인 차 재배 및 가공기술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 부탄 정부의 해외협력 우수사례 모델로 평가되어 현재 제1차 FVRD 프로그램을 완성한데 이어 지난 3월 ODA사업을 요청했다.

우리나라 농업근대화를 이끌다

1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경남과학기술대학교(김조원 총장/이하 경남과기대)는 ‘진농’이라 불리며 지역과 국가발전에 필요한 농업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농업근대화를 이끌어 왔다. 근대화 이전 우리 민족의 큰 멍에였던 ‘보릿고개’를 해결한 주역들을 배출한 본산지로서 콩 육종에 크게 기여한 장권열 박사, 맥주보리 국산화에 성공한 박우형 선생, 새로운 볍씨 개발의 선구자 김호영 박사 외에도 농업관련 기관 및 부서에서 일한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냈다.

근대농업에 뿌리를 둔만큼 교수와 학생이 힘을 합쳐 생명과학분야 발전을 위한 도전과 연구를 통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경남과기대는 국내 최초로 시설채소를 보급해 농가소득 증가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산양의 형질전환을 통한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해 염소 복제 생산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뤘다. 2009년에는 축산분야 중 전국 최초로 한국연구재단의 동물생명과학분야 중점연구소로 선정되어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양돈지식의 본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농업의 근대화와 과학화를 주도하고 있는 경남과기대는 국제농업협력사업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부탄의 다원 조성 기반으로 농민단체 自助·自立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농업생산성 및 질 향상을 위해 국내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남과기대는 지난 2008년 부탄 농림부와 과학기술 및 인적자원 교류를 위한 3년간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농림수산식품부에 부탄의 낙후 농촌개발을 위한 FVRD(Focused Village Rural Development, 농촌개발모델마을조성 5개년 사업) 프로그램을 제시, 경남과기대 바이오과학대학 최진상(식품과학부 교수) 학장 주관 하에 FVRD 사업을 수행했다.
경남과기대 국제농업협력사업단(이하 사업단)과 부탄 정부는 2008년 부탄 중부지역의 오지에 해당하는 삼촐링 마을에서 부탄의 제2대 왕(Jigme Wangchuk)이 100여 년 전에 심었던 차나무(대엽종, 소엽종)를 활용한 히말라야 유기농 차(茶) 특성화에 합의했다. 다원 조성을 기반으로 농민단체의 自助·自立을 일차적인 목표로 사업단은 FVRD사업의 시작과 함께 부탄 정부와 농가는 1차 조성지로 18에이커의 녹차나무 다원을 구획정리하고, 또 다른 10에이커를 조성하는 등 다원용 조성지를 확대했다. 

“이미 식재된 차나무들은 좋은 환경조건으로 잘 자라고 있었지만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사업단은 3년 동안 현지인을 대상으로 차(茶) 생산을 위한 교육훈련을 수차례 실시해 온 결과 우리나라의 전통 제다방식에 대한 이해는 다소 낮지만 지금은 제다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볶음솥, 유념기, 포장기 등도 갖추며 제다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릅니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 ‘부탄인 차 재배 및 가공기술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업단은 이후 일회성 단기과제로는 최초로 관련 영상물을 만들어 정부에 보고한 결과, 2009년부터 연속 3년간 ‘부탄 농촌개발 모델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최진상 단장은 부탄왕국 삼촐링 마을의 농업생산성 향상, 농촌인프라 구축, 주거환경 개선, 교육훈련 및 교류분야의 4단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부탄왕국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초빙해 농업기술을 교육하고 국내 농업관련 전문가를 파견해 한국의 선진농업기술을 전파하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채 등의 유지자원 활용을 위해 착유기도 제공, 차 유목이나 버섯재배를 위한 그린하우스, 관개용수시설, 농가위생시설 등을 지원했다. 현재는 가내 수공업 형태여서 차 생산량이 극히 제한적이긴 하나 부탄 정부에서도 낙후 농촌의 생활 환경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공동 제다공장겸 다용도 건축물이 삼촐링 마을에 완공, 오는 5~6월에 준공기념식을 예정하고 있다. 3층 규모로 마을회관, 차(茶) 판매장, 제다시설, 착유시설, 농산물집하장 및 게스트룸 등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다. 농림부의 Pema Gyamsho 장관은 2011년 7월 부탄 정부의 예산으로 삼촐링 마을에 전기시설의 설치와 마을도로를 포장하고, 사업기간 중 2차례 마을 현장을 방문하는 등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겼다.
이 외에도 삼촐링 지역 내 학생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왕복 40㎞를 걸어 등·하교를 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경남과기대 김조원 총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1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기금은 투롱사의 Dwala 장관과 지역민의 요청으로 스쿨버스, 복사기, 도서 및 컴퓨터 구입 등에 사용됐다.

정부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

이처럼 다양한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사업단은 지난 3년간의 성과가 부탄 정부의 평가에서도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이를 통해 현재 제2차 FVRD프로그램도 완성, 부탄 정부에서는 인도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지난 3월 ODA사업(제2차 FVRD 5개년 사업)을 요청했다.
“현재 OECD 국가의 책무인 국제원조사업은 KOICA에서 관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부탄에 한국의 대사관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업은 단기적으로 성과는 얻을 수 있지만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사실 인도의 Assam지역에서 차나무 유목을 수입해 다원을 조성하면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부탄 농림부에서는 현지의 차나무 열매와 묘본만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묘목은 현장에서 직접 생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원조성이 늦어지더라도 삼촐링 차나무의 특성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그들의 정책이다. 제 모습을 갖춘 다원을 조성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때문에 최 단장은 이 사업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피력한다.
“이제 막 차나무 종자와 어린 유목의 희망을 심고 있습니다. 그 열매가 맺어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