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창업 노하우

2005-12-28     글/이영빈 기자
아는 만큼 성공하는 ‘창업’ 전략 비결
창업 불경기 시대, 꼼꼼한 사전준비가 성공의 바탕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을 망설이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도 불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황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등 유리한 점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성공 기업들이 불황기에 창업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필수로 알아야 할 창업전략을 소개해 본다.



장기불황과 저성장으로 창업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과열경쟁으로 평균수익이 크게 떨어졌다. 공급과잉으로 업종수명이 단축돼 투자회수조차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점포의 잇따른 실패에서 보듯이 규모의 경제도 먹히지 않는다. 확고한 경쟁력 없이는 A급 입지조차 성공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다. 평범한 상품이나 서비스로는 신규개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비가 위축돼 있다.
전쟁터에서 생활의 질을 논하는 것은 사치다. 마찬가지로 요즘처럼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소가 늘어날 때는 창업을 해서 ‘얼마를 버느냐’보다는 ‘생존’을 위한 민첩성과 헝그리 정신을 갖추는 게 절실하다.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잡을 수 있는 복합적인 대안과 전략이 필요할 때다.
사실 창업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일어났던 창업 열풍이 대표적이다. 멀쩡하게 잘나가던 기업들마저 휘청거리던 시절이었으니 “밤새 별일 없느냐”는 말을 인사말 정도로 흘려보낼 수 없었던 때였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명예퇴직자들과 실직자들은 자연스레 소자본 점포형 창업으로 관심을 돌렸다. 최근 다시 불어 닥친 창업열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당장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IMF 직후와 가장 대비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미래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30, 40대 직장인들이 대거 창업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비어링크 김경일 사장이 든든한 대기업 직장을 버리고 창업전선에 뛰어든 이유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경기가 안 좋고 매출도 떨어지고 하니까 자연스레 감원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동료들이 ‘짤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심적 부담이 되고…. 나도 언젠가는 당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불안하더라구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보다는 창업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창업, 불경기일수록 오히려 늘어
여기에다 대졸 취업난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20대 청년층이 새로운 예비창업자군으로 가세하면서 창업층이 훨씬 넓어졌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 82만2천명 가운데 20대 청년 실업자가 40만4천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실업자 두 명 가운데 한명은 청년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온라인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 www.incruit.com가 이라크 전 직후 상장사 318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2분기 채용계획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이 넘는 184개 업체가 채용계획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업이 안 된다면 아예 창업을 하자는 청년층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선 창업동아리나 창업관련 학과가 인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창업컨설팅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창업 열기는 좀더 피부로 느껴진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1, 2월 두 달 동안 접수된 창업상담 건수는 벌써 5만8432건에 이른다. 소상공인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30만 건 정도 상담했고 본격 창업철이 3월부터라는 걸 고려한다면 전년에 비해 훨씬 증가한 편”이라고 말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도 “불경기가 오면 창업이 위축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정반대”라고 강조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신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기존 창업자들도 장사가 잘 안 되면 자연스레 업종 전환을 꾀하는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 따라서 창업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실제 지난 연말 이후 이 업체의 창업상담 건수는 비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늘고 있고 신규 창업자와 업종 전환자가 반반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요즘은 한 업종 아이템을 개발해도 도입과 함께 금세 성숙기와 쇠퇴기로 이어진다. 이처럼 창업 아이템의 라이프 사이클이 2~3년을 가지 못할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는 것도 업종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라이프 사이클이 5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짧은 편이다.


업종 선택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이런 창업열기에도 불구하고 예비 창업자들은 훨씬 더 몸을 사리고 있다는 점도 몇 해 전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IMF 직후만 해도 당장 생계를 꾸려야 하는 퇴직자들이 주를 이뤘고 길어야 3개월이면 점포를 차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관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창업기간이 그만큼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준비 중인 이모(40)씨도 마찬가지다. 오는 5월 두부나 버섯 등 건강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음식점을 차릴 예정이었던 양씨는 당분간 착실히 요리수업을 받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창업시기를 무기한 연기해버린 것이다. “창업을 해도 성공률이 워낙 낮다고들 하잖아요. 식당들도 알아보니까 매출은 3분의 1 정도로 떨어지고 대신 지난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발효되면서 임대료는 오히려 30~40%나 올랐다고 하더라구요”
비슷한 맥락에서 한 창업전문가는 “이미 대형 재래시장이나 주택가 등 C급 상권은 전체의 절반이 장사가 안 된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C급 상권이 먼저 붕괴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신촌이나 명동, 강남 등 A급 상권 중에서도 이면도로 등의 입지에선 매물이 많이 나와 있다고 한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업체만 1천여 개가 넘어서고 덩달아 부실 체인본부로 인한 피해사례가 많아졌다는 것도 예비 창업자들이 선뜻 창업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불안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예컨대 아이스크림 전문점 S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지난해 120개 체인점을 띄웠지만 지금 남아 있는 곳은 절반에 그친다. 1년 사이에 폐점률이 자그마치 50%에 이르는 셈이다. 그럼에도 창업 전문가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탐색전만 벌이는 것보다는 불황 속에서도 틈새를 노려 안정형 창업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불황기에는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중에서 특히 안정성을 중시해 업종을 골라야 한다. 따라서 큰 자본을 들이기보다는 소액으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을 하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대표는 “불황기에는 몇 년 후 미래를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유망한 업종을 골라서 최소 3~4개월 이내에 어느 정도 매출이 오를 수 있는 소자본 창업을 권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불황을 이기고 장기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문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최근 외식업 일변도에서 교육이나 서비스, 건강 과 레저 등으로 업종이 다양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임영서 소장은 “미국에서도 80년대 최악의 불경기 때 외식업 위주로 1가구 1창업 바람이 불었지만 결국 업종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다양한 전문분야로 뻗어나가게 됐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최근 불고 있는 인라인스케이팅 열풍 등에 창업자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운영 전략은 가능한 한 치밀하게
아울러 창업을 준비할 때 지나치게 업종 위주로 고민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는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 3천여가지가 되는데 실제 창업하는 아이템은 100여개에 몰려 있다. 임 소장은 “뭘 해야 망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업종선택에 시간을 많이 들이기보다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치밀히 짜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불황일수록 기술력과 노동력, 기발한 마케팅 등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IMF 당시의 상황을 지금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승산이 없다. 이경희 소장은 “IMF때는 무조건 가격파괴형 점포만 내면 성공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똑같이 먹힐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기대수준이 올라간 소비자들의 심리를 충분히 반영한 사업전략을 짜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 창업 전문가는 요즘처럼 앞날이 불투명한 혼란기에는 창업자들이 보수적 태도를 취하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창업도 주식투자의 원리와 같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소극적일 때 공격적 태도를 취하면 오히려 쉽게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능한 사업가들은 불황기에 창업했다. 예컨대 월트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IBM, GE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경기가 심각한 침체기에 빠졌을 때 창업해 성공했다.


성격별로 전략을 짜야
소자본 사업의 성공률은 창업투자비와 비례하지 않는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는 사업자의 사업가적 기질이나 적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업종도 잘 선택해야 하고 사업장의 입지조건도 업종과 맞아 떨어져야 성공이 보장된다.
하지만 사업 성패원인이 창업자 자신에게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흔히 창업자는 본인이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외모나 인격적인 면까지 골고루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승부수를 거는 데 여기서부터 오차가 발생한다.
이 모든 것이 스스로 생각에 합당할 것일 뿐 고객이 평가하는 내용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유형의 사람이 창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단정하지는 못하겠지만 유형별로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세워 실패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 이다.
말하기 싫어하는 과묵형 창업은 원만한 대인관계가 우선이다. 소자본 창업은 매일 점포에서 고객과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선배 창업자와 정보교류를 이루어져야 발전할 수 있다. 말하기 싫어하고 듣기도 싫어하는 예비창업자는 성격을 고치든지 제조업을 택하든지 결단을 내려야한다. 창업목적이 없는 무감각형 대부분의 창업자에 창업목적에 대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라고 답한다. ‘한 달 수익은 어느 정도 기대하느냐’에 대해서는 다다익선으로 얼버무린다. 이런 자세로는 짜임새 있는 운영은 할 수 없다. 반드시 한 달에 얼마의 수익을 올려 지출은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용기와 집념이 부족한 적당형 외모에서 열등감을 느끼면 점포형 사업보다는 사무실형 업종을 택하는 편이 낫다. 자신의 성격을 파악해 업종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자본의 여유가 있다. 종업원 중심으로 운영하려는 꾀를 부려서는 안된다. 창업자 스스로가 종업원 2∼3명의 몫은 하고자 하는 집념이 없다면 성공의 길에 들어설 수 없다.

주부 창업시 고려할 점
최근 경기침체로 구조조정이 상시화 되고, 조기 퇴직하는 남편들이 늘면서 생계형 주부창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전업주부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경제 흐름에 어둡고 비즈니스 감각이 적어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주부들의 창업실패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전업주부가 창업을 할 때는 ‘남성위주의 사회’라는 편견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여성이니까 이런 아이템은 못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인드와 함께 적극적으로 위기를 개척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정보수집과 창업교육이나 상담을 통해 자기진단을 해보고 적성과 취미 또는 주부로서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관심이 있거나 잘하는 분야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하는 게 실패가능성이 적다. 또 여성창업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예를 들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부, 근로복지공단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자금지원은 물론 무료상담이나 창업교육 혹은 창업보육센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창업아이템은 자신의 연령코드에 맞는 현실적이고 가까운 곳에서 찾는 게 좋다. 특히 주부라면 음식, 육아, 패션, 액세서리, 교육사업, 소호쇼핑몰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접근할 수 있는데 오히려 남성보다 유리할 수 있다.
주부의 경우 가정과 사업을 적절히 조화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특히 사업초기에는 가족들의 협조를 얻어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 자녀양육 문제나 가정문제에 남편의 협조를 잘 이끌어내는 게 하나의 요령이다.
마지막으로 ‘묻지마형’ 대박사업이나 무조건 편하다는 사업에 혹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는 수입이 적고 힘들더라도 안정적인 사업을 추구하는 게 좋다. 그리고 무리하게 빚을 내서 대규모 사업장을 벌이기보다는 운용 가능한 창업자금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고객과 부대끼면서 세상물정에 익숙해지면 그때 수익극대화를 위한 여러 가지 공격적인 전략을 세워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