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부질환 아토피 피부염

2005-12-21     글/ 이현지 기자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완치할 방법 없나
정서적 불안, 스트레스, 분노 등 정신적으로 영향 끼쳐
‘아토피(Atopy)’란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비정상적인 반응’,‘기묘한’,‘뜻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말 그대로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뒤엉켜 발병하고 완화와 재발을 반복한다. 원인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아토피는 아토피 소인을 가지고 있는 개인에서 피부, 호흡기 점막, 안점막, 장잠막 등에 나타나는 일련의 알레르기 증상을 말하며 이러한 아토피 소인(알레르기 체질)은 유전되어 가족적으로 나타난다. 아토피 소인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알레르기 피부염, 알레르기성비염, 천식,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성 두드러기 등이 있으며 이들 질환은 단독 또는 여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은 아토피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흔히, 태열이라고 불리는 만성피부질환으로서 피부 건조증 및 가려움증이 주증상이다. 면역학적 특성을 보여 다른 알레르기 질환인 두드러기, 금속 알레르기,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며 가족적인 경향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데 전 인구의 0.5%-1%, 어린이의 경우 5-10%가 고통을 받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체로 생후 2∼6개월이며, 특히 1세 미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85%가 만 다섯 살 안에 나타난다. 보통 어릴 때 잠시 앓는 병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환자의 50%는 두 돌 이내에 없어지나 25%는 청소년기까지 가며, 나머지 25%는 성인이 되어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아토피 피부염, 원인은 무엇인가
한의학적으로 본다면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은 체질적인 요인과 정서적인 요인,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요인, 식 습관 및 기타 일반생활과 관련된 문화적 요인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먼저 체질이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선천적인 요인(혹은 유전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은 막연한 설명이 되겠지만 아토피 체질은 대체로 알러지성 비염이나 기관지염, 천식, 각종 소화기 질환과 동시에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경우를 말하는 특수한 체질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체질에 관한 한의학의 연구성과는 대단히 깊다. 막연한 뜻을 가진 체질이라는 총괄적 개념을 한의학적으로 구체화시킨 사상체질의 개념으로 접근해 보면 아토피성 피부염은 태음인, 소양인에 국한된 질환이라는 임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피부염에 있어서 화장품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화장품은 대체로 파우더로 된 화장품, 로션 및 크림타입으로 된 화장품, 크렌징 제품, 색조화장을 위한 제품들을 들 수 있는데 소아에게 많이 사용되는 화장품은 로션이나 크림에 해당된다. 물론 오일도 있다. 이런 제품들은 연한 아이의 피부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일정한 시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제품은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 이런 종류의 제품군을 사용하지 않았던 시기에 비하여 아토피성 피부염은 현재에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생활에 대한 요인도 들 수 있다. 과거에 비하여 식생활에 있어서 풍요로운 생활을 구가하고 있는 지금은 훨씬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 과거 채식위주의 생활이나 직접 조리하여 먹는 습관에 비하여 지금은 육식위주의 생활로 바뀌었고 훨씬 다양한 조리법과 인스턴트식품을 구입해 먹으며 많은 종류의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식단을 차릴 수 있다. 그 가운데 유제품(버터, 치즈)의 과도한 사용, 화학조미료의 사용, 인스턴트식품의 범람, 육식의 증가 특히 튀기고 볶고 굽는 음식을 좋아하는 습성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위시하여 건선, 지루성 피부염, 여드름 등의 증상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생기는 증상
아토피성 피부염은 병증의 진행과정이 일정한 현상을 반복하는 순환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하게 되면 먼저 피부의 각질층이 파괴되기 시작하며 피부는 보습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균이나 화학물질의 침투가 쉽게 이루어진다. 그러면 진피층에 있는 혈관이 외부로 드러남과 동시에 발열과 발적, 부종이 생기거나 가려움증이 생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구진이나 농포를 가진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점차 피부염 증상의 일부는 완화되며 일부는 터지면서 궤양을 형성하고 진물을 배출하게 된다. 그 이후에 상처가 회복되면서 딱지가 앉고 다시 가려움증이 시작되면서 피부가 또 건조해진다. 이렇게 진행되면 손으로 가려운 부위를 긁게 되어 피부에 또 다른 감염이 진행되고 다시 염증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 속에서 환자는 각종 약물을 투약하게 되고 그로 인한 피부의 부정확한 회복이 다양한 증상으로 변형된다.
피부의 각질층이 고기비늘처럼 쉽게 떨어져 나가는 인설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피부가 매우 건조한 상태이다. 가려움증에 대한 반응으로 긁게 되고 긁힌 상처가 발생하며 새로이 생기던 각질층이 또 파괴되고 외부 세균의 침입에 대한 피부의 방어막이 허술해진다. 이 틈을 타 세균에 의한 감염이 이루어지고 이외에 또 다른 화학물질의 침투로 본격적인 염증이 시작된다. 이 경우 발적, 발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이 진행되는 부위에 농포가 형성되거나, 또는 분자가 형성되거나 닭살처럼 돋는 현상도 발생한다. 그리고 배농이 되면서 진물이 배출되는 현상을 관찰 할 수 있다.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피부의 색소가 침착되는 현상이 발생되어 피부가 검게 변하는 경우가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피부의 색소가 빠져 피부가 희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가 아물면서 주름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고 피부가 쭈글쭈글하게 변형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한의원에 치료를 받고자 찾아오는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피부상태는 모두가 다르며 병증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그 발생부위가 머리주위로, 관절주위로, 하체로만 발생하는 등등의 국소적인 증상을 볼 수도 있으며 전신에 걸쳐서 다양한 염증의 진행과정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약물요법과 일반요법 병행해야
아토피 체질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없으므로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유발인자를 피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조절해나가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전망은 예측할 수 없으며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고 치료해도 별 효과가 없거나 습진이 사춘기까지 계속되는 등 매우 다양하지만 증상은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단번에 낫는 치료제는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남보다 피부가 건조한 편이며 피부자극을 받으면 다시 습진증상이 나타나거나 더욱 심해지는 등 일생동안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병원에 가도 그 때뿐이고 늘 반복된다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런저런 민간요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면역치료도 아토피성 피부염은 해당되지 않는다.
아토피 피부염의 만족스러운 관리를 위해서는 질병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의지와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환자와 보호자, 의사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한 긴밀한 협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법, 즉 일반요법을 알아두고 약물요법과 병행하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요법
▶ 스트로이드제
스트로이드제(부신피질호르몬제)는 크게 소염작용과 면역억제 작용이 있으며 효과가 우수하다. 주의해야할 점은 스트로이드제의 부작용이다. 장기간 바르면 바른 부위의 피부에 털이 나고 피부가 위축될 수 있으며, 피부색소가 적어지고 세균의 감염이 생기며, 여드름이 돋고, 피부가 얇아지고 실핏줄이 드러나 아주 흉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호르몬에 의한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약을 중지하면 다시 폭발적으로 증상이 심해지므로 이 약을 중지할 수도 없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연령이 5세 이전의 유아기에 흔하므로 부신피질의 전신적 투여는 권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호르몬 농도가 아주 적은 스트로이드 연고를 단기간에만 꼭 필요할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바르기보다 적은 양을 자주 발라야 한다. 물론 임의로 구해서 사용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한다.
▶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이 유리되지 못하도록 하여 가려운 증상을 경감시키나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장기간 복용 시 불면, 불안, 식욕감퇴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 항 생 제
아토피성 피부염은 그 자체보다 가려워 긁다가 생기는 2차성 세균감염이 더 무서운 병이다. 아토피 환자의 피부는 장기간 긁고 건조해진 결과로 세균감염이 꼭 따라온다. 아토피환자의 90%이상이 포도상구균에 감염되어 있는데 이 균은 환자가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어서 생기기도 하지만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이 세균의 외독소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자극하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나오게 하여 아토피를 악화시킨다고 한다. 즉, 이 세균 자체가 알레르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토피의 치료에는 적절한 항생물질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 그 외 약물치료
비스트로이드 연고제는 주로 보습제 종류인데 피부가 좋아진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진정시키기 위해 진정제나 신경안정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밤에는 연고를 바르고 플라스틱 랩으로 바른 부위를 덮어두는 방법도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일반요법
▶ 가려움증
손톱을 되도록 짧게 깍고 손이 얼굴에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잘 때 는 장갑을 끼워 긁지 못하게 한다.
가려움증은 약으로 조절되므로 가려움증이 심하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는다.
비타민C 복용은 미국, 캐나다에선 가려움 치료에 빼놓지 않을 만큼 유명한 방법이다. 보통 하루에 2g정도를 권하고 있으나 그 양은 자기가 조절하기 나름이다.
▶ 의 복
옷은 옷에 묻어있는 화학성분을 없애기 위해 빨아 입는다.
표백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모직, 합성섬유는 피하고 땀을 잘 흡수하도록 면으로 된 옷을 입는다.
빨래 후에는 옷에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잘 헹군다.
타이즈, 스타킹과 같이 꼭 끼는 옷을 피하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 피 부
여름에는 땀이 나면 피부에 자극이 가해져서 가려움이 심해지므로 땀이 나면 곧바로 씻 어준다.
알콜을 함유하는 로션제제는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므로 함부로 발라서는 안 된다.
수시로 손을 닦는 것은 좋지 않으며 자주 보습제를 발라준다.
▶ 목 욕
목욕은 피부가 건조하거나 증상이 심할 때는 하루에 두 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목욕물은 절대 뜨거워서는 안 되고 미지근한 물에서 약 20분간 한다.
비누는 지방제거능력이 아주 적은 중성비누, 저자극성비누를 사용한다.
목욕방법도 때를 미는 것은 금물이고 땀을 제거하는 정도의 가벼운 샤워가 좋다.
급성기일 때는 물에 들어갈 때는 통증이 심하므로 욕조에 소금을 한 컵 넣은 후 하면 훨씬 좋다.
목욕 뒤 부드러운 면수건으로 가볍게 톡톡 두드려 닦아내야 한다.
목욕이 끝난 후 3분 이내에 물기가 마르기 전에 각종 연고나 윤활제,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환 경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항상 적정하게 유지시킨다. (온도 20˚C, 습도 50-60%)
집 먼지나 진드기, 화학물질, 애완동물 등의 유발인자를 없애야 한다.
온도변화가 매우 심한(너무 차거나 너무 더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과거에 증상을 악화시켰던 요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
▶ 음 식
어떤 음식물이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원인이 되는 음식물을 정확히 찾아내어 해당음식을 먹지 말아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