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연 포스텍 의료용고분자연구실

재생의학, 유전자치료법의 핵심이 되는 재료 및 전달체 개발에 몰두

2012-05-10     취재_정대윤 본부장 / 김미주 기자

최근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발전과 더불어 유전자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기술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당뇨병, 류마티스, 심장질환, 암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유전자들이 발견됨에 따라 머지않아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난치병들을 유전자 수준에서 조절하여 치료하는 기술이 상용화 될 것이라 예상된다. 1950년대에 처음으로 도입된 유전자 치료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대신할 수 있는 정상유전자를 외부로부터 넣어줌으로써 유전자가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법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적하는 치료유전자를 원하는 곳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유전자 전달체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고분자 중에서 의·약학 분야에 응용되는 고분자를 의료용 고분자라 하고 이는 용도에 따라 생체 내에 이식하는 기기 등의 표면 코팅 물질, 약물 및 유전자 전달체, 수술용 봉합사, 조직공학용 지지체 등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포스텍 화학과 소속의 의료용고분자연구실은 연구책임자인 김원종 교수를 비롯해 세 명의 박사연구원과 11명의 석·박사 학생의 연구 열기가 뜨거운 곳으로 생체적합성, 생분해성 등이 우수하며 독성이 적은 의료용고분자를 합성하여 유전자 치료, 약물전달, 조직공학, 유전자 진단 등에 쓰이는 유용한 전달체를 개발하고 있어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류의 수명이 많이 연장되었지만 암이나 심장질환 등의 난치성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시점에,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으로 재생의학, 유전자 치료의 핵심이 되는 재료의 개발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감안할 때 의료용고분자연구실의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능히 짐작이 가능하다.

인간 질병의 궁극적인 치료법인 유전자 치료

유전자 전달체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외부 유전자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바이러스성 전달체와 고분자, 지질 등을 이용하는 비바이러스성 전달체가 있다. 전자는 높은 유전자 전달 효율이 있지만 체내 적용시 전달체 자체가 유발하는 면역반응으로 인해 반복 사용이 어렵고, 암 유발의 위험성, 도입시킬 수 있는 유전자 크기 제한이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후자는 안전하며,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고, 높은 세포선택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전달할 수 있는 유전자 크기도 비교적 제한이 없는 반면 유전자 전달 효율이 현저히 낮다.
이에 김교수는 “폴리-L-라이신, 폴리에틸렌이민, 키토산 등과 같은 양이온성 고분자를 이용, 유전자와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하여 나노 크기의 안정한 복합체를 형성하여 외부 분해효소들로부터 유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또한 체내 안전성을 높이거나 고분자 사슬에 세포 특이적 물질을 쉽게 결합시켜 특정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는 PLGA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전자 전달기능 외에 다양한 기능을 부가시킨 유전자 전달체 개발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pH, 온도, 특정효소 등 세포내의 특수한 환경조건 하에서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자극 감응 고분자를 합성한 자극 감응형 유전자 전달체, 형광 이미지 염료 등을 결합시켜 진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전달체, 여러 가지 나노 입자 표면에 고분자를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유전자 전달체 연구”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양자점, 자성나노입자 등에 접합시켜 분자영상 프로브나 조영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전자 전달체, 금 나노입자, 탄소기반 나노물질 등과 고분자를 접합시켜 레이저에 의해 나노입자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 항암치료 능력을 지닌 유전자 전달체, 약물과 유전자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다양한 기능을 가진 유전자 전달체의 개발로 유전자 치료와 함께 진단 및 다른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며 “인간의 꿈인 인간 수명 연장이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과 학계의 주목 받는 우수 연구 성과

김 교수를 필두로 한 의료용고분자연구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은 많은 결실을 이루어 언론과 학계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특히 암, 심혈관질환, 허혈성 근육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여러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해 그 유용성을 세계적으로 저명한 저널에 발표했다. 일례로 김 교수는 ‘pH. 온도감응성 지능형 고분자’를 이용하여 심장질환 및 암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용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하였다. 이어 블록공중합체로 만든 초고밀도 나노채널을 이용해 간단하게 단일염기다형유전자(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를 고감도로 검출하는데 성공, 맞춤형 의약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등 의료용 고분자를 이용해 다양한 질병 치료 및 검진에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술출판사인 존 와일리 앤 선즈(John Wiley & Sons)출판사에서 후원하고, 대한화학회에서 수여하는 ‘Wiley 젊은 과학자상’(2011)을 수상, 한국고분자학회가 수여하는 ‘한국 고분자학회 신진학술상’(2012)을 수상했다.
또한 김 교수의 연구 성과는 ‘JACS’(2002), ‘Nature Materials’(2003), ‘Nano Letters’(2011), ‘Biomaterials’, ‘J. Control. Rel.’, ‘Small’, ‘Bioconju. Chem.’, ‘Mol. Therapy’ 등 세계적인 우수 학술지에 보고되었다.

난치성 질환 치료의 실마리를 제시하다

김 교수는 “암 또는 심장질환의 치료에 유용한 유전자 및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 암세포만 찾아가는 지능형 전달체를 의료용 고분자를 이용하여 개발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암의 성장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였다”며 “또한 고분자를 이용해 고효율로 유전자를 진단하는 기술도 개발하여 향후 개개인의 질병 맞춤형 의약의 개발에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재생의학 및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의료용 고분자는 종류가 한정되어 효율의 향상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나노물질과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는 다기능성의 물질의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고 난치성 치료 연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김교수의 열정이 빛을 발하여 의료용고분자를 이용한 전달체의 개발을 통해 낮은 부작용으로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난치성 질환 치료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