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에 따른 행동목표 정해 초·중·고에 안내
지난 2010년 취임한 부산교육청 임혜경 교육감은 당시 취임사를 통해 ‘깨끗한 교육, 알찬 교육, 따뜻한 교육’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깨끗한 교육을 통해 학교교육의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부산교육이 명실 공히 한국의 교육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알찬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교육도시 부산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학력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교육복지 실현에 힘써 따뜻한 교육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또 하나, 임 교육감은 바람직한 품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육성’에 힘쓰겠다고 했다. 충, 효, 예절교육을 강화하고 친절, 질서, 배려, 협동, 봉사의 인간정신 함양을 위한 교육활동에 힘쓰겠다는 게 그 내용이었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 제시
임 교육감은 최근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외부의 도움을 받아가며 해결해야 하는 교육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친구들 간 다툼이 있어도 선생님이 나서기만 하면 대부분 원만하게 해결됐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끼리의 다툼은 단순한 감정싸움에 그치지 않고 집단화되고 폭력화되고 있다”고 밝힌 임 교육감은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만큼 강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랑과 관심을 바탕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옮고 그름을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임 교육감은 그래서 인성교육에 더욱 힘을 쏟는다.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를 잡은 벤자민 프랭클린은 일생 동안 도덕적으로 완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13가지 덕목들을 정해놓고 이것이 몸에 배어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우리도 프랭클린처럼 해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이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을 만들게 된 바탕”이라고 설명한 임 교육감은 아이들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을 정하게 됐다. 결국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은 사회 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덕목, 함께하는 공동체를 위해 지켜야 할 덕목, 꿈을 이루기 위해 실천할 덕목,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지녀야 할 덕목인 셈이다.
우리들이 지켜야 할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
“인성교육은 지식의 평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임 교육감은 학생들의 평소 생활 태도를 관찰하고 이를 누군가가 기록한 후 행동 특성에 따른 종합 의견을 기록, 평가하는 것이 인성교육 평가라고 설명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에서는 인성요소별로 세분화시켜 ‘우리들이 지켜야할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을 정했다. 존중, 질서, 협동, 예의, 자주, 책임, 끈기, 도전, 성실, 공정에 따른 행동목표를 정해 전 초·중·고에 안내하고 단위학교에서는 학교급별에 맞는 추진과제를 선정해 지도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월 ‘인성교육 10대 실천 덕목 만화 공모전’을 개최했다. 학생들이 만화를 직접 제작하고 구성하면서 덕목의 뜻과 행동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개최한 만화 공모전에는 총 315편이 응모,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 응모작품은 4월4일부터 5일간 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이 전개하는 인성교육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학교 1인성교육 프로그램과 효·예절교육 강화 프로그램, 놀이지도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일단 1학교 1인성교육 프로그램은 학교별로 구체적이고 특색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소규모 과제 중심으로 운영해 학생들이 따뜻한 품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인성교육이다. 이는 교실 매니페스토 운동과 연계해 학교에서 학년, 학급으로, 마지막은 각 학생들의 실천을 통해 바른 마음과 자세를 배우게 하는 것이다. 이에 각 학교는 명상의 시간, 칭찬하기, 동아리 봉사, 나의 꿈 가꾸기, 오륜일기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가정과 연계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효·예절교육 강화 프로그램의 중점이 되는 것은 한자교육이다. 우리의 전통사상과 효·예절교육이 반영된 한자교본을 활용해 학생들이 부모님께 효를 다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효·예절교육은 지역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사상을 이해하고 효와 예절을 체득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과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8일을 ‘효의 날’과 ‘가족의 날’로 정해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가정교육 방법을 안내하면서 효·예절교육의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놀이지도 프로그램은 모든 초등학교가 시교육청에서 제공한 ‘마음을 두드리는 교실놀이’ 자료를 활용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지도를 실시하고 아이들의 개성을 살려주면서 함께 어울리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놀이지도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담임교사와 함께 놀이수업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모둠놀이를 하면서 협동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익힌다.
“가정은 인성교육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학교는 함께 생활하면서 배려하는 마음과 공동체 의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다양한 체험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지역사회가 인성교육에 힘을 보태면 웃음 가득한 행복한 교실, 사랑과 감동이 머무르는 학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임 교육감은 이것이 결국에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