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랑의 쌀화환 기부米, 쌀농가 돕고 취약계층도 돌봐

“사회 공헌과 상생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밑거름입니다”

2012-04-09     취재_김정현 차장

우리 민족에게 쌀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이다. 쌀을 뜻하는 한자어 ‘미(米)’는 ‘팔(八)’, ‘십(十)’, ‘팔(八)’이 합쳐져 생긴 낱말이다. 즉 쌀 한 톨을 생산키 위해선 여든 여덟 번의 손길이 가야 한다는 의미다. 쌀은 우리민족의 혼이요 자존심이다. 그러나 현재 쌀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시장개방에 따른 의무수입량은 늘고 있어 쌀 산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위기에 빠진 우리 쌀을 살리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는 정승화 (주)사랑의 쌀화환 기부米(http://www.givemi.co.kr) 대표를 만나보았다.

(주)사랑의 쌀화환 기부米는 지난 2010년 10월 출범했다. 이 기업의 모태는 2006년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인 ‘사랑의 쌀나눔 운동본부’다. 단체를 설립한 이선구 이사장은 서울역, 주안역, 부평역 등지에서 매년 약25만 명의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일정적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주)사랑의 쌀화환 기부米를 설립하고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기업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쌀 화환의 저변확대를 통한 쌀 기부문화 활성화, 국산 쌀 소비 촉진, 그리고 건전한 경조화환 문화 확산이다. 쌀 화환 시장의 확대를 증대시키고 기존 화환과 차별화 시켜 비효율과 허례허식의 표본으로 비춰지는 꽃 화환을 사회적 효과가 큰 쌀 화환으로 대체하여 효율과 사회적인 편익을 만들어 내기 위한 취지가 담겨져 있다. 정승화 대표는 2011년 10월부터 대표를 맡아 운영하는 한편, 사랑의 쌀나눔 운동본부 기획조정 실장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기부米가 펼치는 활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쌀 화환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쌀 화환은 결혼식, 장례식 등의 개인경조사나 기업 및 단체의 각종행사에 사용되는 경조화환을 꽃화환 대신 화환 조형물과 함께 쌀로 보내는 기부의 개념이 포함돼 있다.
사실 경조화환의 경우 한번 사용 후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재처리 과정을 거쳐 새 것으로 둔갑해 팔리는 사례도 종종 발견된다. 단국대 환경원예학과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식과 장례식 등에 사용되는 화환은 연간 약 700만 개 가량이 매년 한번 쓰고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선구 ‘사랑의 쌀나눔 운동본부’ 이사장이 고안한 쌀 화환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시점이었다.

“건설업을 하던 이선구 이사장님이 모델하우스를 지을 때마다 관련업체에서 꽃 화환을 보내왔다. 행사 후 버려지는 꽃들의 낭비가 경제적 손실이며 환경오염이라 생각한 이사장님이 꽃 화환 말고 쌀로 보내 줄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쌀만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해 모델하우스의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다 보니 그에 따른 대체물이 필요했고 그래서 나온 것이 화환 조형물 일명 쌀화환이다. 꽃 화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환 조형물 밑에 20kg의 쌀 지대를 놓은 오브제가 탄생한 것이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2007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된 2010년쯤부터 쌀화환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약20여개 업체에 이른다. 아직은 시장 진입기에 있는 쌀화환의 홍보와 업체의 대변,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등을 위해 2011년 12월에 한국쌀화환협회가 설립되었다.
일부 쌀화환업체의 이윤 극대화로 햅쌀이 아닌 묵은쌀을 공급한다거나 또는 기부처에 잘 전달되지 않는 등의 문제들을 바로 잡기 위한 역할 또한 협회의 몫이다.

사회 공헌으로 미래의 기업성장 이끌터

한민족의 자존심인 쌀이 늘어나는 외식과 즉석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식생활 변화로 국민에게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쌀 시장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여 2011년 1인당 71.2kg으로 4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국내 쌀 소비량의 1~4%에 해당하는 물량(5만 1,000톤~20만 5,000톤)에 대해 5%의 양허관세율을 적용해 의무적으로 수입해왔다. 정부가 쌀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일정 물량을 수입하는 ‘최소시장 접근(MMA)’ 방식을 수용한데 따른 정책은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쌀 재고량은 연간 140만 톤으로 추산되며 창고 유지비만 연간 3천억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쌀 농가는 넘치는 재고량과 쌀 의무수입 조치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쌀 화환이 전체 화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98.5%는 꽃 화환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만약 쌀 화환의 시장점유율이 10% 확대될 경우 쌀 소비량은 10kg들이 한 포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140만 포대가 소비되는 효과가 생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정승화 대표는 일반 화환의 10%만이라도 쌀화환으로 대체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만큼 쌀 소비 촉진과 기부를 통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주)사랑의 쌀화환 기부米는 두 가지 면에서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쌀 소비를 촉진시켜 농촌을 돕는 한편, 쌀 화환 기업 20여개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되어 있어 이익잉여금 가운데 2/3를 사회로 환원한다. 또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결식아동과 차상위계층들을 위한 기부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정 대표는 말한다.

“우리 사회가 너무 양극화되어 어려운 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우리 사회의 요구가 자본주의4.0시대니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니 이런 말이 화두가 되겠는가. 서로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나눔과 기부를 실천할 때이며 일반 화환을 쌀화환으로 바꾸는 의식 전화만으로도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사회적 기업은 정부로부터 인건비 중 일부를 지원 받는다. 그래서 이익 잉여금의 2/3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신력을 자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화 대표는 올해 매월 1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호사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회적 기업가는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한다. 사회적 기업을 키워 취약계층을 더 많이 고용하여 취약 계층의 고용창출과 쌀소비 촉진, 기부문화 확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스스로를 심장이 뜨거운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정 대표는 “사회적 효과가 큰 쌀화환이 좀 더 국민들께 홍보되어 사회적 약자에겐 고용기회를,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도 올해를 기점으로 매월 화환 1,000개 매출, 매출액 1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회적 기업의 볼륨을 키워 더 많은 일자리와 사회적 편익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일회성, 홍보성이 아닌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고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만이 살아남아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이윤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