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판세전망] 강남을 - 김종훈 vs 정동영

젊은층의 표심 잡는 쪽이 승리할 확률 높아

2012-04-06     지유석 기자

4.11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캠프는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특히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지역구 출마자들의 선거 사무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역구 가운데 한 곳이 바로 강남을이다. 정부 여당인 새누리당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내세웠다. 이에 맞서 야당인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은 정동영 의원을 대항마로 선택했다.

김 후보가 직업 외교관으로 경력을 쌓았다면 정 후보는 언론인을 거쳐 직업 정치인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강남을이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두 거물급 정치인들의 1:1 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었다. 강남을 판세의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바로 한미FTA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한미FTA가 선거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꺼려왔다. 자칫 이 문제가 정권심판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을에선 한미FTA를 둘러싼 찬반논쟁은 불가피하다. 김종훈 후보가 한미FTA 체결의 주역인 반면 정동영 후보는 대표적인 한미FTA 반대론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 후보는 지난 해 11월 한미FTA가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이후 열린 한미FTA 반대집회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강남을 비롯해 강남 지역구는 한미FTA 찬성여론이 우세하다. 또 강남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경향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일 MBN보도에 따르면 4월 3일과 4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45.8%의 지지율을 기록, 30.1%에 그친 정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후보 진영은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실제 지지율 격차가 과거에 비해 현격하지 않다. 18대 선거 당시 한나라당 공성진 후보는 62.7%의 득표율로 통합민주당 최영록 후보(18.7%)를 거의 세 배 차이로 따돌렸다. 이에 비해 현재 정 후보의 지지율은 30%대를 넘나든다. 정 후보 진영으로선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김 후보와 정 후보 모두 20, 30대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후보는 젊은 층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60%를 넘어가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반면 김 후보는 선거 운동 차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자리에서 "현재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20, 30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까지의 판세는 전통적 여당 강세지역에서 야당이 선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5일. 선거 막판 늘 돌발변수가 출현해 선거판세가 요동쳐왔던 한국 정치의 특성상, 어느 쪽도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다. 막판 돌발변수에 유의하면서 젊은 층의 표심을 잡는 데 성공한 쪽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