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날씨에 따라 햇빛 투과율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극대화시키다

2012-04-06     정대윤 부장

21세기 들어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심각한 에너지 부족이다. 따라서 낮은 에너지 소비, 에너지 수집 및 에너지 저장 기술을 통해 유한한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 요구된다. 최근 이러한 관점에서, 외부환경에 응답하여 빛의 투과도가 조절되는 스마트 윈도우(smart window)는 에너지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능적인 대안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가역적인 표면 모폴로지를 가지는 스마트 윈도우’를 발명함으로써 학계와 관련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성균관대학교 나노과학기술원의 조정호 교수를 만나보았다.

최근 유리산업은 에너지 절감효과와 환경 친화적 재료의 사용을 바탕으로 하여 기존의 유리의 특성을 변화시켜 보다 양질의 재료를 생산해 내고자 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고기능성을 요하는 신소재 유리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수요에 충족하기 위한 개발방향은 환경관련 신소재 유리의 개발 쪽으로 진행되어 왔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차세대 프로세스 생산성향상 기술도 요구되고 있다. 그에 따라 신소재 유리로서 스마트 윈도우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윈도우란, 태양광의 투과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윈도우를 말한다. 태양광의 투과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여 윈도우에 삽입함으로써 필름을 장착하는 방식에 비하여 태양광의 투과율이 대폭 신장됨과 동시에 사용자에게 고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장점에 힘입어 스마트 윈도우는 현재 수송분야, 건축분야 및 정보표시분야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주로 주택,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등에서 지속적으로 그 용도개발을 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실제로 상품화되고 있어 향후 급속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이다.

온도조절 기능 갖춘 스마트 윈도우

성균관대학교 나노과학기술원의 조정호 교수는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연구진과 함께 계절과 날씨에 따라 햇빛 투과율을 스스로 조절하는 스마트 창문(스마트 윈도우) 기술을 상용화하여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조정호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 교수와 임호선 전자부품연구원 박사가 공동 개발한 스마트 창문은 바깥 기온이 올라가면 색이 짙어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투명해져 태양열 흡수율을 스스로 조절함으로써 계절에 따라 색이 변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쉽게 말해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색이 어두워져 외부의 열이 건물 내부로 투과되는 것을 막아주고, 외부 온도가 떨어지면 즉각 투명하게 바뀌면서 외부의 열이 안으로 흘러들어가게 해 온도 조절 기능을 갖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 발명에 대해 “이온교환 기능을 지닌 P(METAC-co-TSPM) 고분자를 유리기판 위에 스프레이 코팅하여 서로 다른 음이온에 따라 광학적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에 관한 것이다”며 “이것은 이온교환 시 투과도 차이가 90% 이상으로, 기존에 보고된 연구 결과들과는 차별화 된 최고의 성능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온교환을 통한 P(METAC-co-TSPM)의 화학구조 및 기하학적 구조 변화에 따른 광 투과도의 선택성을 가지는 스마트 윈도우에 관한 이 발명은 높은 투과도 차이와 균일한 차폐 및 투과를 요구하는 분야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차량용 유리, 냉난방·조명 관련 제품 등이 주요 응용 분야로 꼽힌다.

세계적 학술지 ACS NANO에 논문 게재 및 BBC 뉴스 보도된 신기술

이번 발명된 스마트 윈도우와 비슷한 유리창은 이전에도 존재했었지만 기존 유사기술과 비교할 때 제조비용이 저렴해 상용화를 위한 경제성도 갖췄다. 조 교수는 “기존 기술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텅스텐은 1Kg당 약 70만에 거래되지만, 스마트 창문의 주원료인 METAC의 가격은 1Kg에 15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제조공정도 복잡하지 않고 사용자 마음대로 빠른 시간 내 원하는 수준으로 햇빛 투과율을 조절할 수 있다”며 “텅스텐 옥사이드를 사용한 기존 기술은 투과율 조절에 수십 초가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변화도 크지 않은 반면, 스마트 창문은 2~3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투과율 90% 이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밝혀 신 개발된 스마트 윈도우의 우수성에 대해 피력하였다. 실제로 기존 기술은 유리 패널 사이에 이온 샌드위치라 불리는 입자들을 채워 넣고 여기에 전류를 흐르게 해 투명 상태와 불투명 상태를 오가게 하는 것이었다.

이 방법은 홈 오토메이션과 같은 인공 조작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화학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장기적인 사용이 어려울 뿐 아니라 높은 비용이 소요되는 특수 장치를 사용,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새 방법은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는 점에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스마트 창문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고, 영국 BBC 뉴스에도 소개돼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한 기술이 됐다. 외신 보도 후 직접 관심을 표한 기업이 20여 곳에 이른다.
영국 기술전략위원회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물질지식전환네트워크(Materials Knowledge Transfer Network)의 재료공학 전문가 스티븐 모리스 박사는 “새 기술을 통해 창문이 투명 상태에서 불투명 상태로의 상호 전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진다면 이것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실로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조 교수는 “간단한 조작으로 빠른 시간 내에 햇빛 투과도가 90% 이상 가역적으로 변한다는 것이 스마트 창문의 장점”이라며 “건물 유리창과 햇빛 차단을 위한 블라인드 시장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에너지 절약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에는 열 손실을 줄이고, 여름에는 집 안을 보다 더 시원하게 유지해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는 스마트 윈도우를 발명한 조정호 교수. 그를 통해 대한민국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인정받고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면모를 한층 더 갖추게 되었다.

조 교수는 “미래를 선도하는 과학강국으로서 세계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연구에 매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이며 “본 학과에는 우수한 연구 능력 및 뜨거운 교육열을 가진 교수님들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 등 구성원들의 단합을 바탕으로 그동안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여 국가의 발전과 선진화에 기여해 왔으며,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