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의 확산이 원격대학의 중흥을 이끌게 될 것”
젊은 직장인층에서 제2의 인생 꿈꾸는 중장년으로 옮아갈 듯
지난 10년 간 비약적 발전 이뤄
지난 2001년, ‘평생교육법’에 근거하여 9개의 사이버대학이 개교했다. 이는 1972년 개교한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교육기관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유사한 측면이 컸다. 하지만 그 무렵 일기 시작한 IT 및 디지털 혁명이 그 의미와 효용성을 극대화시켰다. 집집마다 보급된 PC와 광케이블 인터넷을 기반으로 자택을 포함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학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만 10년이 흘렀다. 9개로 시작된 사이버대학은 4년제 17개교, 2년제 2개교, 대학원 7개교 등 그 수가 크게 늘어났다.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도 크게 향상됐다.
한국원격대학협의회(이하 원대협)는 지난 2월 29일 임시총회에서 제6대 신임 회장으로 박영규 국제사이버대학교 총장을 선출했다. 원대협은 국내 21개 사이버대학의 협의체로 2004년 8월 사단법인으로 설립돼 원격대학의 정책과 제도 및 대학운영방안 등을 모색하는 자주적이고 공익적인 기관이다. 만 10년을 넘기는 국내 사이버대학 역사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 회장의 각오는 남달라 보였다.
“10여 년 사이 사이버대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수가 늘어갈수록 각 대학 간 경쟁이 가열되고 경쟁력의 격차가 현저하게 드러나면서 양극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등교육시장의 점유율이 3.8%에 불과한 데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그리고 평생교육기관들의 사이버시장 진입에 따라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내 원격대학, 변곡점에 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렇듯 다소 혼란스러운 현실이 국내 원격대학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이자,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했다. 지난 10년이 초기단계였다면 향후 10년은 조정기가 될 것이라는 게 박 회장의 이야기였다.
박 회장은 최근 평생학습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짐에 따라 원격대학의 수요가 젊은 직장인층에서 노년층으로 옮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둔 상황이므로, 노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세대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향후 고졸 출신자들은 완벽한 인터넷 세대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원격대학에 대한 교육투자 가치는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들여다보면 박 회장의 이러한 예상은 더욱 설득력을 높인다. 교과부는 특성화 추진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교’가 활성화 되면 일을 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평생학습시대가 제도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 고교생 취업선도 모델인 ‘마이스터고교’를 2015년까지 50개교로 늘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육의 수혜자들 중 상당수가 원격대학으로 유입되어 ‘선취업-후교육’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박 회장은 원대협을 중심으로 국내 원격대학의 발전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한편 이를 신속하게 교육현장과 접목시켜 고품질의 교육콘텐츠를 생산해내고, 다시 공유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언제나 세월은 맹렬히 돌아간다. 박 회장의 말대로 국내 원격대학 시장의 점유율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 10년을 이끌어 온 저력과 성과는 결코 숨길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박 회장이 준비하고 대한민국 원격대학인들이 이끌어가는 향후 10년은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