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인정한 프리미엄 웰빙주 ‘은자골탁배기’

여장부 임주원 대표, 그녀 곁엔 세 명의 멘토가 있어 행복하다!

2012-03-15     취재_공동취재단

최근 ‘막걸리 열풍’이 거세다. 예로부터 막걸리는 농부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던 농주로, 농민들의 오랜 친구와도 같은 술이었다. 그런데 웰빙 바람을 타고 막걸리는 유산균, 비타민, 식이섬유 등 풍부한 영양소를 가진 술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부드럽고 깔끔한 뒷맛에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병 디자인까지 갖춘 프리미엄 웰빙주로 각광받고 있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은척양조장은 막걸리 열풍 이전 일찌감치 ‘은자골탁배기’로 업계에서 입지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굳이 남에게 말을 하지 않아도 조용하면서 강하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은자골탁배기’의 저력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북 상주시 은척면에는 은척, 즉 은으로 만든 자가 묻혀 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전설에 따르면 은척은 어디든 대기만 하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영물이라고 한다. 은척면은 청정지역인데 그중에서도 유독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고장이다. 인근 성주봉 휴양림에 들어서는 등산객은 갈증을 달래주는 약수에 먼저 반한다.
은척양조장은 은척면에 자리하고 있다. 은자골탁배기는 이 양조장이 빚은 명품 막걸리다. 탁배기는 탁주의 경상도 사투리로, 탁주는 오랜 기간 농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이 양조장의 막걸리 역시 많은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척양조장의 창업주인 故 이동영 씨는 막걸리에 애착이 강했다고 한다. 창업주 이 씨의 매형은 양조장을 운영했는데, 여기서 만든 막걸리 맛에 심취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틈틈이 막걸리 제조법을 익혀 21살 때 막걸리를 빚어냈다. 이 막걸리는 맛이 좋기로 주위의 칭찬이 자자했고, 이후 이 씨는 매형의 양조장을 통째로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다. 술 맛이 좋다보니 동네 주민들이 양조장 앞에서 술자리를 벌이는 일이 빈번했고, 이 씨가 만취한 주민을 손수레에 실어 나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양조장이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한 때 사업 중단을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은척양조장의 임주원 사장은 우리 것을 지키고 싶은 소박한 마음 하나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막걸리를 지켜오고 있다.

“은척양조장은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가업입니다. 100년 가까운 내력을 지닌 곳이지요. 저희는 제대로 된, 건강한 막걸리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이 준 좋은 물, 그리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삼백 쌀을 주원료로 빚은 술의 맛은 은자골탁배기의 큰 자랑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막걸리 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이 때 저희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었지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러나 우리 것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고, 맛과 질이 뛰어난 건강한 막걸리를 소비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연구한 끝에 기존 막걸리의 단점을 보완한 막걸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희 막걸리의 우수성은 소비자가 먼저 인정해주더군요”라고 말했다.

‘여걸’ 임 사장의 장인정신

임 사장은 여걸로 불린다. 그녀는 창업주 이 씨의 며느리다. 그녀가 시집왔던 1985년은 은척양조장의 영광이 서서히 저물어가던 시점이었다. 남편은 중장비 사업을 하느라 외지에 나가는 일이 잦아 임 사장이 시어른을 모셨는데, 시어른의 며느리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고 한다.
창업주 이 씨는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곁을 지킨 임 사장의 손을 붙잡고 양조장 가업을 이어달라고 했다. 며느리의 사업가 기질을 믿는다는 말과 함께. 임 사장은 이후 7년 동안이나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가업을 잇기로 결심한다.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다.
임 사장은 양조장의 본격 가동에 앞서 효모와 막걸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기존 막걸리는 뒤끝이 좋지 않고 트림하면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데다 막걸리를 마시고 난 다음 날, 심한 두통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임 사장은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2년 동안 전국의 양조장을 찾아 다녔다. 누구도 쉽게 양조장 시설을 보여주지 않아 애를 먹기 일쑤였다. 임 사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고유의 발효비법을 찾는데 성공을 거뒀으며 은자골탁배기가 바로 그 결실이었다.

웰빙주 변신에 성공한 전통 막걸리

옛 방식에서는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독성에다가, 제대로 숙성되지 않은 상태로 마셨기 때문에 막걸리는 뱃속에서 발효가 됐었다. 트림 시 역한 냄새가 나고 숙취가 생겨 머리가 아픈 현상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은자골탁배기는 기존 막걸리의 단점을 개선하는데 성공을 거뒀다. 무엇보다 은자골탁배기는 세련된 맛을 자랑한다. 기존 막걸리의 텁텁하고 걸쭉한 맛이 적고, 청량음료처럼 톡 쏘는 느낌이 강하다. 트림 현상도 많이 없으며, 트림을 해도 역한 냄새가 나지 않는데다 숙취마저 없다. 원료도 뛰어난 물맛을 지닌 은척면의 물, 상주산 햅쌀, 누룩 등 최고급만을 고집한다.
은자골탁배기의 맛은 업자와 소비자 모두가 인정했다. 이 술은 지난 2005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전국 막걸리 축제에서 막걸리 업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술’로 선정됐고, 2010년부터 이마트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은척양조장은 2007년 대구경북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임 사장은 이 모든 영예를 일선 직원들과 지자체인 상주시에 돌린다. 그녀는 특히 시에 기업가 정신을 고양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다.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께 먼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기업의 발전이 지자체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한 기업인들이 많아지도록 상주시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과제사업을 수행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까운 타 지자체만 해도 그 지역 제품을 지자체가 홍보는 물론 기업과 협력해서 연구 해나가고 있으니까요. 지금보다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와 주시고, 더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 사장은 회사 일로 바쁜 와중에도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임 사장의 적십자 봉사시간은 1만 시간이 넘는다. 지난 2005년 열린 대한적십자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선 경북대표로 행자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임 사장은 겸손을 잃지 않는다. 그녀는 복지재단을 설립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좋은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척양조장은 제대로 된 건강 막걸리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전통문화를 지켜가면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구제사업과 후원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려 합니다. 매출을 신장시켜 장학재단과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우리의 중·장기적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