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실험실’서 굴지의 ‘기술기업’으로… “사람이 경쟁력”
직원 교육, 급료, 복지, 근무환경의 지속적 향상으로 ‘일하는 자부심’ 키워
발전소, 소각로, 선박, 보일러 등에서 공기를 매체로 연료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무해한 질소로 환원해 청정공기를 만드는 세라믹필터를 제조하는 회사 (주)나노. 1999년에 대학 실험실에서 개발한 특허기술로 창업해 현재 60여 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는 (주)나노는 유럽 및 중국, 한국의 발전소에 하니컴형 탈질촉매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회사로 성장, 2010년에는 매출 200억에 영업이익 50억을 달성했으며, 금년에는 매출 3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주)나노는 2006년에 정밀기술 대통령상, 2010년 수출입은행 히든챔피언 육성기업, 2011년 경상북도 중소기업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국내 유일의 촉매 연구소를 준공해 현재 20여 명의 석·박사 연구원이 세계 일류 수준의 촉매기술을 개발하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나노는 2007년부터 국제 탈질촉매 학술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특히 제4회째 대회인 2010년에는 전 세계 8개국에서 170여 명의 현장 엔지니어가 참석한 국제적인 현장기술자 학술대회를 주관, 이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6월에는 제5회 국제 탈질촉매 학술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사람의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주)나노는 당초 경상남도 진주에서 창업했다. 그러다 2009년에 상주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지난해 진주공장을 매각, 본사와 직원을 모두 상주로 이전했다. 이전 당시 사무직 직원이 단 한 사람도 낙오 없이 모두 상주로 왔다는 것에 신동우 대표는 특히나 뿌듯해했다.“진주보다 훨씬 환경이 열악한 상주까지 따라올 수 있는 이유를 회사가 부여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회사의 경쟁력은 사람이다. 2011년 경상북도 중소기업 기술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지역에서는 기술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사람까지 더해져 우리 회사는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신 대표. 이에 인력 양성에 보다 더 많은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주)나노는 창업과 동시에 직원의 재교육에 투자했다. 이에 현재는 해당분야에서 박사 3명과 석사 10명을 확보하게 됐고, 지속적으로 직원의 학위과정도 지원하고 있다.
“지방중소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을 우수한 인력으로 키워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힌 신 대표는 “결국 사람의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이므로 직원 교육, 급료, 복지, 근무환경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일하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지역 내 다른 직장의 모범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기대에 대한 보답”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서울대 공대 출신 50%가 3년 내 퇴사한다고 한다. 모두가 가장 원하는 직장이고, 내로라하는 똑똑한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포기할까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결국 10년 후의 나의 모습, 20년 후의 나의 모습이 책상 바로 앞의 과장과 부장의 모습에서 펼쳐지고, 그것이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일하기 좋은 기업’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사회통념에 부합하고 본인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급료가 우선되어야 하며, 본인의 노력으로 인해 회사가 성장하고 있음을 공유해야 하고,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미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 그는 이것이 바로 일하기 좋은 기업이 갖춰야 할 면모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럼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현재의 갑갑함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직장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신 대표는 (주)나노가 ‘일하기 좋은 기업’의 면모를 갖춰나갈 수 있다.
겸손과 반성으로 만들어가는 작지만 강한 기업
제조업을 하는 지방중소기업의 수명은 짧다. 더욱이 그 시장이 글로벌 시장일 경우에는 더 짧을 수밖에 없다.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주)나노도 이러한 현실에 번번이 난관에 부딪혔던 게 사실이다.“결국 사람이 기술이고, 기술이 생명인 기업에서 사람의 부침이 심하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기업의 수명은 외부환경 탓이 약 50%, 내부 환경 탓이 그 나머지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들이 서로 열심히 노력한다 하더라도 IMF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면 어쩔 수 없고, 아무리 튼튼한 집을 지어도 쓰나미에는 버틸 재주가 없는 것이 그러한 경우”라고 예를 든 신 대표는 “그러한 경우에는 운명에 맡긴다 하더라도 내부요인 즉, ‘우리가 하는 사업영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인가’, ‘회사의 이념, 비전, 전략, 인재 등의 요소를 늘 적절하게 설정하고 챙겨나가고 있는가’하는 것은 결국 경영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신 대표는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겸손’과 ‘인내’로 회사를 이끌었다. 늘 겸손한 태도로 실수를 반성해간다면 큰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신 대표, 그만의 경영철학이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나노가 대단한 것이 바로 이점이다. 지방 소재 대기업 자회사도 아닌데 시대 요구에 맞는 환경소재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도전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이를 발판으로 신 대표는 (주)나노를 상주지역의 대표적인 모범 중소기업으로 키워내고 싶은 욕심이다. 이에 그는 사람에 대한 투자,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일정 수준 이상의 급료와 복지, 서로 신뢰하는 공감대 형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회사 내에 맑은 공기가 숨 쉬고, 사원들이 행복한 (주)나노는 앞으로도 거침없는 성장의 행보를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