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자연순환농업의 명품 유기한우, 한국 1%가 소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농촌의 대안으로 ‘한국 농업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

2012-03-08     취재_박은영 기자

산청 차황면,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가 행복한 어울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친환경 농법을 통해 농사를 짓고,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발효사료를 통해 ‘산앤청 유기한우’를 생산함으로써 한국 농촌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장기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 이문혁 회장을 만나, 농촌의 새로운 활로를 들어보았다.

산청유기한우, 새로운 농업공동체의 대안

“사료 곡물에 대한 해외 수입 의존도가 무려 90%를 넘는 한국 축산업계는 국제 곡물가의 변동에 좌우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자유무역협정(FTA)의 대안은 가격이 아닌 한국만의 차별화 및 품질의 고급화이다. 지속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유기한우’ 브랜드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 이문혁 회장은 산청 차황면에 자연순환농법을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산청군 차황면은 지리적으로 협곡이다 보니, 경지면적이 협소하고 단위생산량이 낮아 지역민의 경제 소득 또한 열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1990년대부터 농민 스스로가 친환경 유기 농업에 솔선수범함으로써 농가 수익증대에 노력해 왔으며, 친환경으로 재배된 경종농업의 부산물을 축산업에 활용함으로써 2006년 생산자단체단위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유기축산 인증을 획득했다.    
“친환경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땅심이 좋아지고,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유기농 완전혼합사료(TMR)를 먹은 소는 항생제나 일체 인체 유해물질의 침투 없이 건강하게 생산된다. 또한 이러한 소의 우분을 다시 논으로 환원하여 다음해 작물이 풍년이 되고 국민들에게 바른 먹거리로 돌아간다”라고 설명하는 이문혁 회장은 “이 모든 순환적 구조가 마을 구성원이 함께 잘살아가기 위한 한국 미래 농촌의 대안이며, 이것이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가 추구하는 유기적인 자연순환농업이다”라고 강조한다.

1%가 소비하는 명품 중의 명품 농민 소득 UP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한우를 뛰어넘는 유기한우 생산을 통해 자연순환농업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이문혁 회장은 산청군 차황면의 지리적 요건이 자연순환농업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협곡으로 이루어진 지형이다 보니, 외부의 오염된 물과 토양의 유입이 차단될 수 있어 유기농업에 안성맞춤인 것이다.
지리산 청정 자연 속에서 중금속, 농약, 유해요소가 없는 유기사료를 먹으며, 21.3m²의 축사밀도 내에 충분한 운동으로 키워지는 ‘산앤청유기한우’는 대한민국 1%가 소비하는 명품 중의 명품 한우로, 농가소득 증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품질 퇴비를 활용한 유기농조사료 생산으로 경종농업과 축산업이 연계된 자연순환농업을 마을 전체가 실천하고 있는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는 전국 최대 유기한우단지로 15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청군광역친환경농업영농조합,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조합, 산청조섬유배합사료영농조합, 산천산음돈영농조합, 산청축산(주), 산청축산물유통센터 등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농업의 뿌리를 만들어 나가고자

“농업은 나노공학, 우주산업처럼 미래를 여는 열쇠다”란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의 말처럼 농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하게 피력하는 이문혁 회장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농촌의 대안으로 ‘한국 농업의 뿌리’를 강조한다.
“우리 역사 속에 농업은 산업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렇다 보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국 고유의 농업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문혁 회장은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실험과 도전을 통해 한국 고유의 경쟁력 있는 농업 기술, 즉 한국 농업의 뿌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그 실험적 시도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최근 유기한우를 활용한 이유식과 유기육포 등 산앤청유기한우의 다양한 제품화를 계획하고 있는 이문혁 회장은 스페인의 전통 음식으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하몽’을 한국화해 나가는 작업에도 적극 도전하고 있다. 

지역민과의 끈임 없는 소통을 통해 효율적 경영과 공동 소유, 민주적 관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는 이문혁 회장을 구심점으로 협업의 효율성을 증명함으로써, FTA에 직면한 한국 농업의 미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진취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는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회 이문혁 회장의 행보에 정부와 국민적 관심이 함께함으로써 한국 농촌뿐 아니라 전 세계 영세한 농업기반의 지속가능한 농업의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