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새로운 연구법 탐험
O-GlcNAc 수식화 연구를 통한 대사성질환 및 암전이 제어 기능 연구
암에 대응하는 인체 메커니즘 밝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WCU 융합오믹스 의생명과학과/생명시스템대학 시스템생물학과 조진원 교수 연구팀은 8명의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 학생과 1명의 연구원, 2명의 학부생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현재까지 5명의 박사와 14명의 석사를 배출하였고, WCU 프로그램으로 초청된 스위스 University of Zurich의 Jurgen Roth 교수와 2009년부터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조진원 교수는 당생물학 연구 분야의 하나인 polysialic acid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박사후 연구원 시절에도 일관되게 한 길을 고집한 연구자다. 조 교수는 “교수 임용 후 약 4년간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같은 분야 연구의 경쟁자는 모두 나의 선생님들이었고, 그 분들은 훌륭한 연구실과 충분한 연구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되지 못했다”며 “2000년에 연구의 주제를 바꿔 한 번도 연구를 경험하지 못한 O-GlcNAc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조 교수는 탄수화물인 O-GlcNAc이 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p53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켜 당뇨 합병증을 발병하게 하는 상관관계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하여 관련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조교수 연구팀은 O-GlcNAc이 p53과 결합하면 p53을 제거하도록 인체에 신호를 보내는 인산이 달라붙지 못해 세포 내에서 p53이 계속 증가하는 여 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현상을 사람의 유방암세포를 통해 관찰하였다. 조 교수는 “1996년 종양억제단백질인 p53에서 O-GlcNAc 수식화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O-GlcNAc의 수식화 위치와 그 기능을 알기 위해 10년간 노력했으나 실패하였고, 본 연구실에서 proteomics와 glycomics 연구 기법을 이용하여 2006년 10월 Nature Cell Biology에 p53에 수식화된 O-GlcNAc의 수식화 위치와 그 기능을 연구하여 보고하였다”고 전했다. p53은 암환자 중 50%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될 정도로 대표적인 종양억제단백질로, 암 세포와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의 자살(apoptosis)을 돕는 구실을 한다. 조 교수 연구팀은 포도당에서 만들어지는 세포 내 단당 일종인 O-GlcNAc이 p53을 이루는 370여 개 아미노산 가운데 149번 째 아미노산과 결합해 p53을 안정화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이후 조 교수 연구팀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당뇨의 합병증과 관련이 있는 NF-κB의 연구에서는 NF-κB의 p65에 O-GlcNAc이 수식화 되면 핵 안에 오랜 기간 머물며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2008년 미국학술원에서 발간하는 PNAS에 발표하였다. 또한 암세포의 글리코겐의 분해에 의해 에너지원인 ATP를 생산하지 않고 많은 단백질에 O-GlcNAc 수식화가 증가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여 발표하였다.
이어 후속연구로 암세포의 전이와 관련이 있는 단백질들을 조사해 Snail이란 단백질에 O-GlcNAc가 수식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 단백질에 O-GlcNAc 수식화가 증가하면 Snail이 증가하여 존재하게 되고, 따라서 세포의 접합에 관여하는 E-cadherin이란 단백질의 발현을 감소시켜 암세포의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2010년에 EMBO J에 발표하였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대사가 왕성하게 일어나고 세포분열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축적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되었고, 더욱이 글리코겐으로부터 분해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고 세포 내 O-GlcNAc 수식화를 증가시키는데 사용되는 것은 분명 암세포의 생존에 중요할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암의 전이에 글리코겐과 O-GlcNAc 수식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이를 이용하여 암의 전이를 제어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당생물학 O-GlcNAc분야 세계 최고 연구수준 만드는데 일조하겠다”
조 교수는 “처음 O-GlcNAc의 연구를 시작할 당시 동료들이 우려의 충고를 많이 하였지만 나만의 독창적인 연구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매진하였고, 첫 번째 연구결과를 발표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그 시간동안 연구 결과가 없어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장기간 지원받을 수 있는 SRC 연구비 덕분에 꾸준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구에 대한 지원금은 절대로 긴 시간 지원하고 기다려 주지 않아 새롭고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튼튼한 반석위에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모험을 걸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의 마련이 필수일 것이다.
조 교수가 수행하고 있는 당생물학 분야는 거의 모든 생명과학 연구 분야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선진 각국에서도 많은 연구비 투자를 통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자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 동향이 그리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당생물학 분야의 하나인 O-GlcNAc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지금이라도 많은 연구자들이 뛰어든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본 연구실에서도 현재 국내 많은 연구자들에게 O-GlcNAc 연구에 필요한 각종 시약과 유전자 및 방법들을 제공하여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공동연구를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많은 공동연구의 결과들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조만간 이 분야만큼은 세계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였다.
조 교수는 이러한 연구 분위기의 활성화를 위해 2012년 10월 말,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지역의 당생물학 학회인 제4회 Asian Communication for Glycobiology and Glycotechnology Symposium과 2017년 개최되는 제24회 International Symposium on Glycoconjugates의 두 심포지엄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아직은 미약한 발걸음이지만 조진원 교수와 같은 선구자적 마인드의 연구자들이 동참하고 매진한다면 세계의 중심에서 위상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하며, 앞으로 O-GlcNAc 연구의 활발한 진행과 그 흐름을 선도할 조진원 교수 연구팀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