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탑’으로 정보·통신장비 지진으로부터 지킨다

면진테이블 ‘제로탑’ 발명특허대전에서 WIPO 사무총장상 수상

2012-02-02     송재호 이사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반도에서 규모 2.0이상의 지진이 51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나라 일본이나 중국 등에 비하면 그 규모나 피해 면에서는 적지만 결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과거 대만남부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국제 해저 중계케이블이 절단되면서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 통신 대란이 일어났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시티은행의 인터넷뱅킹과 ATM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등의 혼란을 초래했다. 이처럼 일반 건축물은 물론, 행정통신망과 은행전산망 등이 깔린 중요 건축물들이 지진에 대부분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게 현실이다.

면진테이블 제로탑 개발, 구조물의 지진피해 감소

(주)면진테크(www.sszerotop.com/제희문 대표)는 지진 진동을 감동(감소)시켜 정보·통신장비를 지진피해로부터 지켜주고 있다. 면진테크가 선보이고 있는 기술은 지진 발생 시 진동으로부터 건물(구조물)과 지반을 분리해 진동이 건물(구조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로 내진이 아닌 면진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내진은 지진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것이고 면진은 지진에 대항하지 않고 지진을 피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제희문 대표는 “내진설계가 된 건물은 건물자체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나 건물 내부에 설치된 제품에는 지진 진동이 그대로 전달돼 그 피해를 막을 수 없다”며 “지진 진동의 특성을 이용해 격리하듯이 어긋나게 하여 약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면진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면진테크는 이러한 면진기술을 이용해 통신장비, 전산장비 등 구조물의 지진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장비인 면진테이블 ‘제로탑’을 개발했다. 제희문 대표는 “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면진제품은 일본산과 미국산이 주류였다. 두 제품을 연구해 단점을 보완하고, 여기에 면진테크만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제로탑은 다수의 볼베어링과 탄성스프링, 스토퍼 제어장치를 탑재한 장비로 일정 수준 이하의 진도에서는 반응이 없다가 그 이상의 진도가 감지되면 자유롭게 수평 이동해 지진으로부터 구조물과 장비를 보호한다. 제로탑은 기존 제품과 달리 테이블 한 세트(서버 1대에 적용)에 16개의 볼베어링을 넣어 보호할 장비의 하중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이에 따른 안전성을 강화했다. 특히 한 세트를 4개의 소형 테이블로 분리해 이용할 수 있어 서버 등 전산장비뿐만 아니라 진동에 대비해야 하는 고가 시설물에도 적용 가능하다. 360도 모든 방향에서 일어나는 지진에 대응할 수 있으며 지진이 끝난 후 즉시 원상복원을 하는 점도 제로탑의 장점이다.

제희문 대표는 “타사 제품들은 원상복원이 되지 않고 계속 흔들려서 제품상부에 충격이 전달된다. 하지만 면진테이블 제로탑은 하중을 분산시켜 안정성을 높이고 외부 충격 후 빠르게 원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큰 지진에 쓰러지거나 튕겨나가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둬 개발했다”며 “시험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2010년 12월 산업기술시험원 품질 인증을 받아 판매에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면진테크는 이 같은 기술력으로 특허 등록은 물론 발명특허대전에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상까지 받는 쾌거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다른 방식의 면진장비의 특허를 취득하고 11월 품질인증 완료했다. 현재 면진테이블 제로탑은 대전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해 법원, 관공서 등에 100여 대를 공급했다. 특히 발명특허대전 수상 후에는 해외 문의도 크게 늘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 앞으로 면진테크는 기초 광역지자체 등 여러 공기관에 납품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서버 등 전산장비 보호를 넘어 각종 고가의 사무장비와 제조업 생산라인의 중요 장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희문 대표는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까진 일부에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업무가 마비가 되고서야 면진장비의 필요성을 느끼는, 때늦은 후회는 큰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험을 들듯이 언제가 발생될지 모르는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면진테크는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전기, 전자, 통신장비 등 우리 중요한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책임질 것이다”라며 “안전한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최고 품질의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