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후 관리는 고품질 먹거리 공급 및 안전소비 보장

농업발전에 구심점 역할 수행할 제도적 장치마련 시급

2012-02-02     강현경 기자

2012년은 한미FTA가 발효되는 해이다. 한미FTA 시대의 개막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농업에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던져준다. 미국의 영농규모는 176ha에 이르며 넓은 경지면적에 힘입어 곡물, 육류, 과일 등에서 특히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1.5ha에 불과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수학후관리협회의 김종기 회장은 FTA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농업의 글로벌경쟁력 강화가 선결과제라고 강조한다.

“이제 농업도 기술혁신을 등한시해서는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없다. 수확후 관리는 생산자 조직이 규모화와 고품질을 추구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기술경영요소이다. 생산자 단체는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작목반이나 농가의 참여를 주도하고, 동시에 판로를 책임지는 경영조직체로 거듭나야 한다.”
동시에 농업연구도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의 대상이 개개 농업인에서 규모화된 농업경영체를 주 고객으로 삼아야 한다. 이에 따라 농식품 생산의 조직화와 규모화를 확립하는 생산기반의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농업에 대한 투자는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말고, 앞으로도 국가의 가장 원천적인 산업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국민의 먹을거리생산과 유통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수학후관리협회는 지난 1992년 원예농산물 저장업체, 유통상인, 농협 및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 농촌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원 소속 연구원, 대학교수 등이 주축이 돼 결성한 원예저장유통연구회가 그 모태이다. 지난 2007년에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사단법인 등록과 협회로 도약하면서 국산 농식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고품질과 신선도 유지, 안전성 확립, 등급 표준화, 물류 효율화, 수급 안정 등에 관한 수확 후 관리기술의 개발 및 보급을 주도하고 있다.

자유무역 증가, 수확후 품질관리 중요성 높여

국가간 자유무역은 날로 증가세다. 이에 비례해 수확후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농업규모의 한계는 생산·유통 조직화로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또 국민소득 증가에 힘입어 경쟁력의 원천이, 가격보다는 품질이 점점 중요시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수확후 관리가 국가 농산품의 대외경쟁력을 제고하는 기술적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 수확후 관리는 글로벌 시대 먹을거리의 균형 및 균등 소비를 보장하는 필수적인 학문 및 기술로서 자리매김했다. 개인 맞춤형에서 국가 농식품의 수급관리에 이르기까지 신선함과 안전성을 지켜낼 수 있는 정밀한 기술이 바로 수확후 관리라는 말이다.”
한국수확후관리협회는 수확후 관리기술 개발과 보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식품 유통 중 감모율 절감기술 보급, 소비자를 위한 농식품 품질관리 및 이용방안, 농식품 산지유통센터 컨설팅과 기술진단, 산지유통 발전방향 수립, 농산물 품질관리사 직무교육 등이 구체적인 노력들이다. 이 협회의 김종기 회장은 무엇보다 농업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확후관리센터’와 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한-칠레FTA 협정 타결 직후 정부는 119조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농업 클러스터 사업, FTA 대응 과수산업발전 지방자율화 사업, 산지 공동마케팅 육성 등의 정책사업을 벌였다. 문제는 각종 정책사업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구심점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지역농업과 농촌의 비전을 제시하고 농업발전을 추구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을 제안한다. 한 예로 농식품 수확후 관리센터를 설치해 생산과 유통을 연결하고 신기술 개발 및 보급 거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미FTA는 우리나라 농업에 크나 큰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노력여하에 따라선 국내 농산물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확후 관리 기술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한국수확후관리협회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의미가 남다르며, 농식품 수확후 관리센터를 구축해 아시아 국가간 농업교류의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목표가 예상 외로 빨리 이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