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가 노니는 가야 천년 고찰 계원사, 10년의 가람불사를 중흥하다
“영험기도도량으로, 누구나 깨달음 한 ‘조각’ 얻어가는 공간이 되고자”
‘천계’가 노니는 천년 고찰 계원사
계원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로 경상남도 양산시 중부동 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 고찰이다. 구전에 따르면 가야시대에 창건되었으며, 조선시대에 폐사되었다가 1924년에 중건된 것으로 알려진 계원사는 ‘계(鷄)’자를 쓰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사찰이다.
“계원사에 오르다보면 그 길목 능선에 천계암이라는 너른 바위 하나가 서 있으며, 인근 계원사 경내에는 천계가 내려와 물을 마셨다는 천계정이라는 우물이 있습니다. 천계가 노닐던 암자라하여 ‘계원암’이라 불리던 것을, 스님이 주지 소임을 맡고 가람을 정비하면서 ‘계원사’로 승격되었습니다”라고 시주 스님은 덧붙인다.
경부고속도로 밑의 지하 통로를 통과해서 산길로 2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계원사는 차가 들어오기 힘들다. 도심과 불과 5분 거리일 뿐인데도 산 속에 숨은 암자마냥 자연 그대로의 호젓함과 평온함을 간직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일찍이 ‘조어사’에 뜻을 두고 불교에 정진해 온 시주 스님은 옛 명찰의 전통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조계종 종단의 뜻을 받아 11년 전 주지 소임을 맡고 계원사에 오게 되었으며, 계원사가 그 이름에 걸맞게 ‘천계가 노니는 영험기도도량’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그 중수에 혼신의 힘을 바쳐 노력하고 계신다.
10년의 가람불사, 영험기도도량의 힘으로
30여 년 정도 대처승이 살던 암자로 있다가, 2000년 통도사 말사로 편입되면서 당시 2년간 7여 명의 스님이 거쳐 간 계원사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폐허나 다름없었다. 그런 계원사를 다시 중흥하고자, 주지소임을 맡고 10년간 가람불사에 노력한 시주 스님은, 계원사와의 인연을 전생의 숙명과도 같다고 말한다.“처음 계원사를 오르는데 길 따라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가 어찌나 아름답고 정겹던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비가 새고 먼지가 가득한 법당에 들어서자 부처님이 환하게 웃고 계셨으며, 경내 우울에는 물이 흘러 넘쳤습니다. 그때 숙명과도 같은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사찰 옆으로 중부동 고분군, 북부동 산성으로 향하는 산책로가 닦여 있어 ‘아 스님이 잘하면, 굶어죽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에 그 때부터 계원사 주지로 중수에 온힘을 다해왔지요”라고 말하는 시주 스님은 매미 때 반파된 요사채와 가람 곳곳을 중창하여 지금의 계원사를 불사하기까지 10년의 시간 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부처님과 신도들, 산천의 나무와 돌, 흙, 어느 하나 돕지 않은 것이 없다. 유정, 무정 모든 것이 하나의 마음으로 가람불사를 도왔다”라고 말하는 시주 스님은 앞으로 잘 정비된 가람에서 중생을 제도하고 지역사회 봉사하는 사찰이 되겠다고 말한다.
예로부터 영험기도도량으로 이름난 계원사의 경내 천계정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우물로, 병자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효험이 있다고 하여 각지의 많은 이들이 계원사를 찾고 있다. 또한 계원사 관음보살상 옆에 자리한 두꺼비 바위는 액운을 없애고 건강과 재물을 부른다 해서 많은 불자들이 기도처로 찾고 있다. 시주 스님은 “10년 간의 가람불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또한 계원사 영험기도도량의 힘이 아니었겠습니까”라고 덧붙인다.
누구의 탓이 아니다, 내가 부족한 것이다
“스님의 재주가 미력하게나마 스님을 만나고 스치는 모든 이들을 정성과 자비로 섬겨, 그들의 번뇌에서 귀의한 ‘화’가 조금이나 씻겨 나가고 해소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시주 스님은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는 사찰이자 마치 ‘어릴 때 시골집과 같이’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정감 있고 편안한 공간으로 ‘계원사’를 재탄생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하나로 마련된 산책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시원한 물 한잔, 따뜻한 차 한 잔 전하고자 우물을 정비하고 무료 자판기까지 설치한 시주 스님은 내년 5월 손수 가꾸신 야생화와 직접 담은 청국장, 조청, 김자반 등을 선보이며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무엇보다 과열경쟁 구도에 빠진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모든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조금 부족했을 따름입니다. 남을 탓하기 이전에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수행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조언하는 시주 스님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탐진치를 버리고, 심신을 가다듬으며, 행복을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백운산 계원사가 누구나 잠시 들러 쉬어갈 수 있고, 쉬면서 다음 걸음을 내딛을 깨달음 한 ‘조각’ 얻어가는 공간이길 바란다는 시주 스님. 스님의 원력으로 가야의 전통 사찰 계원사가 옛 명성과 전통을 중흥해 나가길 기대한다. <경남 양산시 중부동 74번지/055-385-4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