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캐릭터카페, 여성 몰이에 나서다

‘헬로키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2012-01-06     정설진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헬로키티카페 프랜차이즈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주)제이콥에프앤비(jacob F&B/www.hellokittycafe.co.kr)’의 김종석(40) 대표를 만났다. 캐릭터카페 프랜차이저 기업인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김 대표의 안경 너머 눈빛이 맑고 순수하다. 그가 선택한 헬로키티카페 프랜차이즈체인은 캐릭터의 천국이면서 정작 헬로키티의 ‘본적지’인 일본에는 없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와 헬로키티 캐릭터와의 우연한 만남, 일본·동남아 여행객들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직영매장, 차별화된 가맹점 계약 그리고 일본 및 전 세계에 진출할 캐릭터 매장의 샘플 매장으로 인식되기까지의 각고의 노력과 아름다운 기업 모토를 만났다.

젊음의 역동성과 순수함이 넘실대는 홍대거리. 그 한 켠에 자리한 헬로키티카페 홍대점(직영)을 찾았다. 핑크빛으로 단장한 외관 인테리어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터뷰 장소인 2층으로 올라간 기자의 눈에 비친 매장의 모습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동화책에 나옴직한 따뜻하고 포근한 상상 속 나라 이미지. 은은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샹들리에, 비즈(실내 장식 따위에 쓰는 구멍 뚫린 작은 구슬)들을 연결해 만든 화려한 파티션, 벽이나 탁자 위에 새겨져 있는 앙증맞은 고양이 캐릭터, 천편일류적인 자리배치가 아니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뽐내며 단아하게 고객들을 기다리는 의자와 테이블들. 단 5분이라도 2층에 몸담고 있으면 핑크빛이 온 몸을 물들일 것 같은 분위기, 게다가 한쪽 창가에서 눈부시게 비치는 햇살은 핑크빛과 어우러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환상적인 모험을 꿈꾸기에 부족함이 없다.

‘헬로키티’, 한국서 캐릭터카페 얼굴로 살아나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고양이 캐릭터 ‘헬로키티’. 1974년 일본 산리오(Sanrio)사에서 태어난 ‘헬로키티’는 사람 나이로 치면 37세. 이는 10대 소녀들을 비롯해서 20, 30대 여성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캐릭터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운영해 온 인테리어전문기업 ‘(주)제이콥씨앤이’의 사업 초기인 2008년에,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헬로키티 전시전’ 인테리어를 맡았다. 이것이 ‘헬로키티’와의 첫 만남이자 캐릭터의 상업성에 눈을 뜬 계기. 당시 그는 캐릭터에 대한 지식이 일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양대 대학원 건축학과를 나와 삼성건설을 거쳐 외국계 CM회사(건설사업 관리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인테리어기업을 막 차려 사업에 매진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어찌됐든 캐릭터 사업에 대해 막연하지만 왠지 모를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됐다. 그리고 ‘헬로키티’ 라이센스를 얻기 위해 ‘산리오코리아’를 찾아 계약을 맺는다. 이후 2009년 ‘제이콥에프앤비’를 설립, 본격적으로 ‘헬로키티’를 이용한 캐릭터카페 프랜차이즈체인을 기획하게 되는데,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은 당시의 김 대표를 두고 한 말이었다. 캐릭터 사용권을 허락한 ‘산리오코리아’에는 헬로키티카페전문점에 대한 매뉴얼이 전무한 상태였고, ‘헬로키티’의 본고장인 일본에도 이러한 프랜차이즈체인사업 자체가 없었으니 말이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캐릭터카페 사업에 어떠한 상권이 적합한지, 어느 정도 평수의 매장이 적절한지,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인테리어는 어떤 것인지, 커피와 음식의 구색은 어떻게 맞출지, 유통라인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등등 수없이 많은 기획과 시도가 부침을 거듭했다. 이 기획과 실험(실제로 김 대표는 캐릭터카페 사업의 초기 접근자세는 비즈니스가 아닌 실험에 가까웠다고 함)에는 2년 간 20여 억 원이 투하되었다.

워낙 독특한 콘셉트의 매장이라 현재까지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국내는 물론 외국 여행객들에 의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창업 요청 문의가 일주일에 두어 건씩 오고 있단다. 그러나 국내에 국한된 라이선스인지라 해외 진출은 가능하지 않다.
창업 초기부터 김 대표와 함께해 온 김민영 팀장(전략기획팀)은 커피 자랑을 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부드럽고 약간 신맛이 나는 커피인데, 로스팅(roasting)후 15일 이내의 커피 원두만 사용해요. 가격은 3,000원대부터여서 ‘착한’ 가격이지만 맛은 정말 맛있어요.” 그는 이어 카페의 정체성에 대해 덧붙였다. “이 카페에 들어오는 고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쿠키, 캐릭터 와플(헬로키티 얼굴)은 바로 즉석에서 만든다. ‘헬로키티’ 케이크는 케이크 공방과 직접 계약을 맺어 만들어지고 있다. 게다가 음식뿐만 아니라 캐릭터 액세서리들도 판매하고 있어 커피·쿠키 등 음식 외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국에 50개점만 개점할 터…창업주의 수익구조 확보가 우선

이렇듯 2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제이콥에프앤비’만의 매뉴얼이 마련됐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예비 창업주들에게 성공 창업을 위해 자신 있게 제안할 가이드라인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일까. 보통 프랜차이즈체인기업과는 다른 면모가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먼저 전국에 50개점만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본사에서 가맹점을 내줄 때에 50개의 가맹점은 회사에서 이미 분석한 상권 안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창업주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조건은 매장의 평수가 40평 이상이 될 때 내준다는 것. 40평 이상일 경우에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시행착오 속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는 상권이나 평수와 무관하게 무턱대고 가맹점을 내주었을 때 창업주에게 생길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프랜차이즈체인기업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김 대표의 의지는 단호했다.

세계적인 캐릭터 회사가 인정한 ‘헬로키티카페’사업

‘헬로키티’의 일본 산리오 회장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김 대표와 직영매장을 찾는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에는 이런 매장이 왜 없느냐고 수행원들에게 얘기하곤 했다. 청출어람인 셈이다. 일본의 캐릭터를 가지고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이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오히려 일본·동남아 여행객들이 입소문을 따라 한국 매장을 찾을 정도로 명소가 된 것이 못내 아쉬웠을 법하다. 김 대표는 머지않아 이러한 콘셉트의 캐릭터 매장을 일본을 비롯하여 세계에 개점하겠다는 일본 ‘산리오’ 측의 계획을 귀띔했다. 그리고 ‘산리오’ 측의 이러한 계획에 따라 ‘제이콥에프앤비’가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요청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50여 년 사력의 세계적 캐릭터기업인 ‘산리오’가 캐릭터카페 사업의 세계적 성공가능성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방증이다.

그는 헬로키티카페를 운영하면서 나눔을 통해 사회공헌에도 동참하고 있다. 국제구호개발NGO인 ‘월드휴먼브리지’에서 전개하는 ‘1% 나눔 캠페인’이 바로 그것. 보통은 수익의 1%를 기부하는데 김 대표는 매출의 1%를 내고 있다. 사업 초기의 막연한 성공가능성에서 성공 확신으로 변화된 그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저희 회사의 모토는 ‘세상의 꿈과 희망이 되는 아름다운 기업’이 되는 겁니다. 창업주를 포함해서 고객들에게 정말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습니다”라며 진정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