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생활과학, 최고 기술력으로 여심을 사로잡다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을 찾아라

2011-12-12     취재_정설진 기자

“한경희생활과학은 한마디로 ‘혁신’입니다.”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는 이 한 단어로 회사를 소개했다. 창의와 열정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스팀청소기를 시작으로 스팀다리미, 살균수 제조기, 마그네슘 팬 등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연매출 1,5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주)한경희뷰티’의 ‘히팅뷰러 마스카라’와 ‘진동파운데이션’등 연이은 히트상품 출시로 화장품 시장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 진출 성공, 벤처대상 신지식인상 수상, 발명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주목할 여성 50인’에 선정, 미 경제지인 포춘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서밋’ 참석 등 한경희 대표가 만들어낸 성과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사업하기 전 그는 밖에서는 MBA출신의 5급 공무원이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진 커리어우먼이지만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걸레질 좀 안하고 살 수 없을까’ 고민하던 평범한 주부였다. 그가 우연히 스팀청소기를 고안해 낸 후, ‘여성을 걸레청소에서 해방시키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이 사업은 한경희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사로잡혔다. 결국 지난한 시기를 거쳐 회사는 12년 만에 연매출 1,500억에 육박하는 견실한 기업으로 자리 잡아 ‘한경희’라는 이름 석 자를 대한민국 주부들의 뇌리에 심어놓기에 이르렀다.

‘한경희뷰티’, 글로벌 스마트 뷰티 브랜드로 성장할 터

2006년 (주)한경희생활과학의 화장품 사업본부로 출발해 국내 최초로 기기와 화장품을 결합한 차별화된 브랜드 콘셉트를 도입한 (주)에이치케어는 이듬해 2007년 별도법인을 설립해 2009년 스마트 뷰티 브랜드 ‘오앤(O&)’을 론칭하고 TV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을 주요 유통채널로 삼아 시장에 나섰다. 그 결과 2010년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히팅뷰러 마스카라’는 현재까지 5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한경희 진동파운데이션’은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주)에이치케어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뷰티 시장에서 제품력만으로 승부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리고 2011년 가을, (주)에이치케어는 (주)한경희뷰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글로벌 스마트 뷰티 브랜드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이렇듯 사명을 변경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경희’라고 하면 가전 기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히트 뷰티상품인 ‘히팅뷰러 마스카라’와 ‘진동파운데이션’이 한경희 제품이라는 것을 고객들이 몰랐기 때문이에. 고객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경희 제품인 줄 알았으면 진작 샀을 텐데…’라는 반응이 나타날 정도였다. ‘에이치케어’라는 사명에서도, ‘오앤(O&)’이라는 브랜드에서도 한경희 제품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없었던 것이다.    

한 대표의 말을 빌자면, 요즘 없어서 못 파는 ‘한경희 진동파운데이션’은 스마트 뷰티 제품 중 하나다. 여성들이 파운데이션을 바를 때 이 제품은 기기의 힘으로 1분에 약 5,000번을 얼굴에 두드려서 밀착력을 높이고 시간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스마트폰을 위시한 스마트 시대에 뷰티 분야와 스마트기기를 접목한 것이다.
한경희 제품은 독특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모두 여성들을 위한 상품들이다. 여기에는 한 대표의 ‘여성에게 필요한 제품과 기술력 그리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초심이 녹아 있다. 집무실 한 켠에 걸려있는 액자 속의 ‘初心’은 언제든 그와 쉽게 눈을 마주할 수 있는 위치에 걸려 있다. “고객의 수요를 기술에 맞추는 게 아니라 기술을 고객의 수요에 맞춥니다.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고객의 눈높이에서 볼 줄 안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라고 생각입니다. 그것이 저희 회사가 가진 탁월한 강점인 것 같아요”라고 역설하는 한 대표에게서 회사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과 고객 위주로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서른여섯에 찾은 진짜 인생, 늦은 시작이란 없다

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곳의 직장을 전전했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호텔, 토지개발회사, 무역회사, 유통회사, 번역회사, 교육부 행정사무관 등. 각 근무기간은 1년 내지 2년. 교육부 공무원을 제외하곤 모두 스위스, 미국 등 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로 포기하기 쉽지 않은 ‘밥줄’이었다. 여러 번의 이직으로 이력서에도 다 적기 민망하다며 웃는 그다.
한 대표는 “저는 제 일을 서른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찾았어요”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회사에 들어갈 때마다 호기심과 열정으로 하루에 15시간씩 정말 미친 듯이 일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면 이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제 일이 아니었던 거죠. 그렇게 10여 년을 허송세월하다가 스팀청소기라는 아이템을 생각해냈어요. 그 순간 문득 ‘이건 내가 해낼 수 있겠다’는 벅찬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비로소 제 진짜 인생을 찾은 거예요.”

10여 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돌고 돌아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길목에 접어든 순간이었다. 그가 말하는 진짜 인생, 그 인생을 ‘진짜 인생’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넘나든 산들이 많았을 터.  
사실 한 대표는 자신이 콤플렉스 덩어리였음을 고백한다. 작은 키, 툭 튀어나온 광대뼈, 부족한 언변, 술을 못 마셔서 술자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것 등. 그러나 이러한 콤플렉스가 오히려 그를 강하게 키워냈다. 외모 콤플렉스는 화장품 사업으로 이어졌고, 부족한 말솜씨는 화술·커뮤니케이션 관련 책을 섭렵하고 유명 인사의 강의와 인터뷰를 찾아보는 등 공부로 이어졌으며, 술이 약해 비즈니스에 불리하다는 자책은 술자리 시간에 전문지식을 연마하는 쪽으로 강점을 만들어나갔다.

그뿐이랴. 비즈니스에서 숱하게 찾아온 위기와 역경을 모두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진짜 인생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모두가 그 열정을 쏟아낼 인생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자신이 그 인생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혁신’을 위한 회사의 창의적 문화 형성에 대해 물었다. 이에 한 대표는 회사에 창의적 문화가 이미 체화된 듯하다며 웃었다. 매주 금요일에 한 시간 동안 전 직원이 그룹웨어로 제품 아이디어를 개진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했다. 또한 부서에 관계없이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내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직원들의 창의력 개발에 따른 사기진작을 위한 포상제도를 마련했다. 직원이 낸 아이디어로 제품이 상품화가 되면, 초기 1년간 매출 이익의 3%를 해당 직원에 포상금으로 내걸고 있다.

사회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성공하는, 결국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한 대표.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나와 함께 가자’는 ‘더불어’의 기업 가치가 시대의 가치로 주목받고 있는 현실이다. 상생의 가치와 함께 ‘진짜 인생을 찾아 행복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 대표는 현실에 바탕을 둔 행복전도사였다.
“앞으로도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 세상에 없는 제품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라며 환하게 웃는 한 대표의 목소리가 청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