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동시다발적이고 지속적인 통일교육으로 평화통일에 대한 의식 제고
전 세계적으로 분단된 채로 남아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장기간에 걸친 민족의 분단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민족의 동질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많은 국력 및 경제 손실과 민족 간의 갈등을 빚어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고 남북 상호간의 평화공존을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최근 연평도 포격, 핵문제 미해결 등 일련의 문제들로 인해 남북한의 관계는 다시 긴장과 불안에 빠졌고, 통일 안보 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아직도 과거의 형식적인 교육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학생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가 점점 희박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학교의 통일교육은 분단의 고통과 민족의 이질감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평화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대전삼천중학교(http://www.samchun.ms.kr/전상현 교장/이하 삼천중)는 통일교육을 위한 인적·물적 환경을 조성,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교과활동과 체험학습으로 학생들의 평화통일 실현의지를 함양하기 위해 ‘통일교육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통일교육,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필요
1992년 개교해 개교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삼천중은 대전에서 학급 수, 학생 수, 교직원 수가 가장 많은 학교다. 이에 ‘꿈을 키우는 교실, 미래를 여는 대전교육’을 실현하고자 ‘큰 꿈을 갖고 노력하는 학생’, ‘사랑으로 꿈을 키워주는 교사’, ‘환경이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 환경을 가꾸어 「꿈·사랑·행복을 가꾸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삼천중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통일교육이다.
삼천중은 ‘통일교육 프로그램 구안·적용을 통한 평화통일 실현의지 제고’라는 주제로 통일교육의 여건 조성, 교과활동과 연계한 프로그램 구안·적용, 학생 활동 위주의 체험학습 실시라는 3가지 운영과제를 설정해 운영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그 첫째로 삼천중은 통일교육에 필요한 교실과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IPTV와 시범학교 홈페이지 구축, 교과연구회와 도우미를 조직하며 체계적인 연수활동을 강화했는데, 이 같은 통일교육을 위한 제반 여건 조성은 통일교육을 활성화시키고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두 번째는 평화통일에 대한 의식 제고다. 삼천중은 도덕, 사회 교과만이 아닌 모든 교과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 특별활동 등의 학교 교육활동 전 분야에서 통일과 관련된 활동을 전개했고, 그 결과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분야의 통일교육이 동시다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학생들에게 평화통일에 대한 의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삼천중은 교실에 앉아 책을 통해 학습하는 단편적이고 지루한 통일교육이 아닌 현장체험학습, 견학 프로그램, 다양한 교내외 행사 등의 학생 위주 체험학습을 통해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평화통일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얻었다.
전상현 교장은 “단기적인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식교육만이 행동으로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교육기관의 풍부한 자료 제공과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통일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함께 참여하고 추진하는 교육
삼천중은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중시한다. 전 교장 역시도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고 추진하는 것을 중요시 해 학교를 행복한 일터(Happy work place)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 학교장과 교사 사이, 학생과 교사 사이에는 신뢰와 소통이, 교사동료들 관계에서는 재미가, 교사의 교수 및 업무활동에 있어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에 가치를 부여한다.“현재 학교와 학부모의 관계를 보면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사건화 되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의사소통의 부재는 공교육을 불신하는 계기가 됐고, 사교육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고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실을 지적한 전 교장은 학부모와 교육활동에 수동적인 수요자가 아닌 주체로서 참여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교장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 학부모가 학교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물론 운영위원회나 교통지도, 학부모 지원 사업 등 학교 내 봉사 및 지원자로 일부 활동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소수에 한정되어 있고 아직까지도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는 데에는 제한적인 요소가 많다”면서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사하는 등의 실질적인 교육 참여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천중은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 방안으로 1년에 2회 학부모 공개수업을 실시해 학부모가 원하는 모든 수업을 참관할 수 있게 하고, 학교의 각종 위원회에도 참여시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역사기행’, ‘어머니와 함께 하는 문학기행’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활동에 전 교장이 직접 참여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과의 소통을 장을 만들었다.
“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바탕을 두고 모든 영역에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의 학교교육은 점수에 얽매여 모든 것을 숫자로 평가하고 평가받으려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면은 명석한 두뇌보다는 따뜻한 가슴으로 남을 배려하고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전 교장. 끝으로 그는 “교육자는 초연한 마음가짐으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본질과 기본을 다져야 한다”면서 “몇 사람의 큰 보폭이 아닌, 작은 보폭이라도 모두의 하나 된 움직임을 중시하며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학교를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