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건 기자] 지난 17일과 19일 방영된 KBS 9시 뉴스 보도에 따르면 '플라즈마 피부미용기기'에서 인체에 유해한 급성 독성물질인 '오존'이 대량 방출된다는 취재 결과가 전해져 안전 대책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주름 개선과 피부 탄력은 물론 아이들의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며 시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플라즈마 미용기기이기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KBS 취재팀은 문제의 제품에서 오존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4개의 제품을 선정,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사용자의 실제 사용환경을 고려하여 실험한 결과, 제품별로 적게는 0.273ppm, 많게는 1.364ppm의 오존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실험 보도된 4개의 제품 중 3개의 제품은 동일한 제조 회사인 P사의 제품으로 밝혀졌다.
제품별 최댓값만 놓고 보면, 각각 0.712ppm부터 2.691ppm까지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는 오존주의보가 발령 되는 수치인 0.12ppm 수준을 훨씬 넘는 농도이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청인 FDA의 의료기기 오존 방출 기준인 0.05ppm 기준으로하면 최고 54배에 달하는 오존이 나온 셈이다.
이와 같은 오존 측정 결과에 이종태/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10분 동안 이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한 시간 동안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그런 공간에서 내가 생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KBS 취재팀의 오존 측정 결과에 대해 플라즈마 피부미용기기 제조사 P사의 대표 김 모씨는 보도사실과는 다르게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으로 당사 기기에 대해 "플라즈마 발생 기기고 피부 미용 기기입니다. 오존을 발생시키는 기기가 아니고요"라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측정거리에 따라 오존 농도가 달라지고 실제 들이마시는 오존량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전한 것이다.
KBS 취재진은 시험 당시 피부관리기기와 오존 측정기 사이의 거리를 0.5cm로 두고 10분간의 운전시간의 시험조건을 설정했지만, 업체 측은 오존을 시험할 때 2~10c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광섭 광운대 전자바이오물리학과 교수는 작은 영역에서 약간의 농도가 나와도 거리가 조금 떨어지면 농도는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 정도의 농도로는 전혀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으며,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대학교수는 호흡의 영역은 코나 입을 중심으로 반경 60cm 범위를 말하는데, 거기서 측정한 농도는 호흡기로 흡수, 노출된다고 일반적으로 가정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종태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아무리 멀어도 뭐 한 10~20cm 이내에 기계와 호흡 영역의 관계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배출되는 오염물질 또는 그 농도가 거의 온전히 호흡기 영역에서 거의 그 정도 농도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거리에 따라 흡입하는 양이 차이가 날 순 있지만, 오존 발생 지점으로부터 몇 센티미터 차이가 난다고 해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관리 감독 기관의 부재 또한 도마에 올랐다.
다량의 오존을 발생시키는 플라즈마 피부 미용기기가 단순 전자 제품으로 인증 받았기 때문에 위험성 부분은 관리대상이 아니라는 식약처 관계자의 답변과, 피부미용에 대한 것은 안전기준이 없어 비관리제품으로 어느부처에서도 관리가 안된다는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의 답변은 구멍 뚫린 관리감독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농도 오존은 인체에 노출될 경우 눈에 염증이 생기고 폐나 기관지 등의 세포가 크게 손상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급성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관리 감독 기관과 판단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