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50%시장 점유율을 두고 ‘제2의 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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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50%시장 점유율을 두고 ‘제2의 경쟁’ 시작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4.08.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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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9개월 만에 점유율 5% 넘어…이통 3사 알뜰폰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 예고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흥미롭다. 최근 알뜰(MVNO)폰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포화상태인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와 CJ헬로비전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부터 KT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로써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도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됨에 따라 업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뜰폰(MVNO)이 2년 9개월 만에 점유율 5%를 넘어서면서 이동통신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4월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2월보다 14만 명 늘어난 286만 8,000명을 기록한 데이어 지난 5월 말, 가입자 333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초창기였던 2011년 40만 명에서 3년 만에 8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또한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6%를 돌파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매월 15만 명 이상 꾸준히 가입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연내 400만 명 목표도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이란 기존 이통 3사의 통신망을 싸게 빌려서 이통 3사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로, 지난 3월13일부터 이통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순차적으로 실시되면서 알뜰폰 사업자가 수혜를 누리자 이통3사간의 경쟁에서 이통사와 알뜰폰의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자회사인 KTIS와 미디어로그를 통해 지난 7월8일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미 시장에 진출한 SK텔링크와 CJ헬로비전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정부가 제한한 50%시장 점유율을 두고 ‘제2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알뜰폰 사업을 운영 중인 사업자는 30여 개다. 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CJ헬로비전, KCT, 홈플러스, 이마트, 에넥스텔레콤, 프리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아이즈비전 알뜰 등이다.
그동안 알뜰폰의 가입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이통3사의 영업정지와 우체국, 편의점 등의 유통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체국 알뜰폰은 지난해 9월부터 시·군·구 단위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판매해 왔으며 50대 이상 음성통화 위주 폴더폰 사용고객의 주목을 받아 판매 7개월 만에 10만 가입자를 모집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알뜰폰은 지난 6개월 동안 매월 약 10만 명 증가하다가 지난해 12월 14만 명까지 가입자 수를 끌어올렸다. 올해 초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이통3사의 순차적인 영업정지로 다시금 월 14만 명 수준을 회복했다.
이렇게 알뜰폰 시장이 지난 2년 9개월 만에 점유율 5%를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자 대기업에서도 자회사를 세우며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알뜰폰 시장은 더욱 가속을 내고 있다. 우선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지난 7월9일 본격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실시하고 알뜰폰 서비스 브랜드 ‘Umobi(유모비)’를 선보였다. 미디어로그는 데이터통화를 많이 하는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삼고 14가지 요금제 중 13가지를 LTE에 특화했다. ‘로그 LTE 30’은 월기본료 3만 원에 음성 160분, 데이터 750MB(메가바이트)가 주어져 경쟁사 대비 많은 양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USIM요금제는 요금할인이 기존 LG유플러스 동종 요금제 대비 50%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연내 중저가 LTE요금제와 콘텐츠가 결합되는 콘텐츠요금제도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 맞춰 LG전자 옵티머스G, 삼성전자 갤럭시원, 팬택의 베가넘버6 등 LTE 스마트폰을 주력 제품으로 갖췄다.
KT 계열사인 케이티스(KTIS)도 같은 달 9일부터 ‘엠(M)모바일’이란 브랜드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엠모바일은 기존 이통사 요금제 대비 최대 55% 저렴한 ‘반값 요금제’를 마케팅 전략으로 앞세웠다. 반값요금제는 4세대 LTE뿐만 아니라 3G 고객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반값 망내 무제한요금제를 출시해 KT와 KT 계열 알뜰폰 고객이라면 모두 무제한으로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선불요금제는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세 가지 요금제를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자회사인 SK텔링크를 통해 ‘세븐 모바일’이란 알뜰폰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텔링크는 현재 CJ 헬로비전에 이어 업계 2위로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 확대 등 판매망 확충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약 16% 점유율을 갖고 있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8월부터 2년 이상 장기 고객 기본료를 절반으로 할인해주는 획기적인 우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KT와 LG유플러스까지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알뜰폰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이들의 사업 진출로 알뜰폰 시장인지도가 높아지고, 불활실성도 제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장규모 면에서도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통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마저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은 협회와 시민단체 등을 통해 대기업의 알뜰폰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통사의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 시장 진입으로 알뜰폰 사업자의 위축이 예상된다”면서 “명목적으로는 알뜰폰 전체가입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전체시장이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망을 보유한 대기업 이통사들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먼저 진출해 있는 30여 중소 업체들의 영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들이 주장이다.
김홍철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이통사 자회사들이 들어와 지배력을 행사할 경우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알뜰폰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6월2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대기업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중소 알뜰폰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한다’는 취지아래 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등 이통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50% 이내로 제한했다. 현재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CJ헬로비전이 약 25%, SK텔링크가 약 16%, 티브로드의 자회사 KCT가 약 5%를 차지, 대기업이 약 50%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등록조건을 통해 이통 3사의 고착화된 5:3:2 구조가 알뜰폰 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한 것이겠지만 이 같은 규제의 최대 수혜는 정작 중소사업자가 아닌 대기업에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통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50%로 제한한다고 해도 다른 대형 사업자들이 3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결국 20여 곳의 중소 사업자들은 남은 20% 가량의 시장에서 싸워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은 영세 사업자들이 할 만한 성격의 업종이 아니고 전국민 대상의 통신사업으로 자본력과 마케팅파워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약자 배려와 공생을 통한 시장경쟁 유지의 측면을 고려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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