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구름 속에서는 영하 40도까지 물방울이 얼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눈이나 우박은 성층권을 떠다니던 수증기들이 모여 지상으로 떨어질 때 공기 중 먼지와의 충돌로 인해 만들어지는데, 이와 같이 액체가 어는점 이하에서도 얼지 않는 상태를 과냉각 현상이라 한다. 수퍼쿨러(주)는 이러한 자연 현상을 인위적인 기술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수퍼쿨러(김병욱 대표)는 눈이나 우박을 내리게 하는 자연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생활제품에 접목시킨 특수 냉각고 전문 벤처기업이다. 아이디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개발해 제품화·상품화 시키는데 걸린 시간만 꼬박 8년.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외 특허출원, 특허등록, 양산준비 과정을 거쳐 2012년 마침내 수퍼쿨러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인천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한국뉴욕주립대학교의 산한협력업체로 등록해 대내외적으로 실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퍼쿨러가 과냉각 원리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설빙고’는 영하 5~15도 이하의 초저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신개념 냉각고다. 생수나 모든 청량음료, 주류 등을 설빙고에 2시간가량 넣었다 꺼낸 뒤 흔들거나 가벼운 충격을 주면 순식간에 살얼음으로 변하는 신기한 제품이다. 음료를 용기 그대로 과냉각해 슬러시 상태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차갑게 마시기 위해 따로 얼음을 추가할 필요가 없어 위생적이다. 또 얼음이 녹으면서 음료 본연의 맛을 해치는 것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유 등 유제품을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설빙고’의 핵심 기술은 냉각고 내부 온도를 어느 공간에서나 균일하게 유지해 동결점 아래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여러 개의 팬을 이용한 바람으로 냉기를 만드는 간냉식으로 진동과 소음을 최저화 했으며 설정온도의 오차범위를 0.5도씨 이하로 제어해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동결현상을 방지했다. 이러한 수퍼쿨러의 신기술은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에 과냉각 원천기술과 관련한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특히 PCT 국제특허협력조약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도 특허기술이 보호돼 제3자가 기술을 도용할 수 없도록 법적보안조치를 해두었다. 원천기술 외에도 육류, 어류용 과냉각고, 자판기, 의료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까지 특허출원 중이거나 등록되어 있다. 지난여름부터 전국 20여 개 총판을 통해 국내시장 우선 판매를 시작했으며 청량음료를 판매하는 모든 업소와 주류를 판매하는 식당과 주점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13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설빙고의 인지도가 높아져 올해 매출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식품문화 창조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 혁신을 이룬다는 것은 중소벤처기업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김병욱 대표 역시 오랜 개발 기간 동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수없이 많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인류의 식품문화를 발전시키고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인고의 시간을 견뎌왔다. 과냉각현상을 제품화하겠다는 일념 하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의 신규 사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초기 제품 설계를 마쳤고 수십 년간 냉동·냉장고 분야에서 연구 개발 경험을 쌓은 전문 엔지니어들이 합류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 세계 상업용 냉장·냉동고 시장은 약 50조 원. 제품 개발단계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수퍼쿨러는 국가별 시장 특성에 맞는 수출모델을 통해 5년 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