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산은 국내 신발산업을 선도하는 메카로 불리며 많은 신발 제조업체가 있었다. 하지만 점차 대형 업체의 자본력과 중국의 값싼 임금에 밀려 수제화를 생산하는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이러한 경공업의 불황속에서도 약 50년의 업력을 가진 수제화 전문 생산업체인 세종산업과 JK상사(www.jkshoes.co.kr)는 협업을 통해 자체브랜드 RETA 생산하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소 30년 이상 경력 장인들이 만드는 수제화 공장
▲ JK상사 강석문 대표(좌)와 세종산업 천종업 사장(우).
60~70년대 한국의 주요 외화벌이 산업은 신발산업이었다. 특히 부산지역에서 많은 수제화 공장이 자리 잡고 한국의 신발산업을 선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대형자본에 밀려 소규모로 운영되던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세종산업의 천종업 사장은 묵묵히 장인정신으로 고객들의 발에 가장 편안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 사장이 이끄는 세종산업은 50년의 업력을 가진 수제화 구두 전문 생산 업체다. 구두 생산에 최소 3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장인들이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각 고객들의 발 특성에 맞는 수제화를 만들어 낸다. 또한 자체적인 디자인 개발실을 운영하며 최신 트랜드에 뒤처지지 않은 제품생산에 노력을 다 하고 있다. “금강제화나 에스콰이어 같은 유명 브랜드에도 OEM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왔다. 회사의 직원들이 오랜 경력을 가진 분들이라 다들 구두 만드는 장인이다. 대부분 중국이나 필리핀 공장에서 만들어진 구두를 많이 신는데, 우리 신발의 경우 신어본 분들이 다시 많이 찾는다. 기술력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수제화 구두 생산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세종산업은 현재 여성용 수제화 구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단화부터 부츠까지 계절별로 여성이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구두 제작에 힘쓰고 있는 천 사장은 착화감을 높이기 위해 질 좋은 소가죽과 양가죽을 이용해 구두를 만들고 있다. 특히 구두 내피에 들어가는 내장재에 많은 신경을 써 오래도록 신을 수 있는 수제화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디자인도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들이 신었을 때 가장 편안한 구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린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개발기간동안 30번 이상의 샘플 테스트를 통해 디자인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JK상사와 세종산업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탄생한 RETA “처음 강석문 대표와 만나게 된 건 우연이었다. 강 대표의 친삼촌이 우리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보고 찾아와 사장님께서 만든 좋은 제품 제가 한번 잘 팔아보겠다며 물건을 납품하게 된 일이 인연이 되었다. 항상 성실하게 일하는 강 대표와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라며 천 사장은 수제화 생산 전문업체인 세종산업이 JK상사 강석문 대표를 만나면서 날개를 달게 되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로 세종산업의 구두 제품을 접하게 된 강 대표는 장인들이 만든 구두를 직접보고 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평균 수명이 올라감에 따라 50~60대 여성들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대게 이런 분들이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만큼 발이 편안한 여성화 구두가 시장에 많이 없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우수한 기술력으로 수제화 구두를 생산 중인 천 사장님의 구두를 직접 접하게 된 후 생산과 영업을 분리해 함께 일하고 있다.”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생산하는 구조적인 문제 개선과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JK상사와 세종산업은 10년 전 독자적인 브랜드 ‘RETA’를 출시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RETA는 ‘옷은 디자인만으로도 되는데 신발은 아니다. 기술력이 들어가야만 좋은 신발이다’라는 강 대표의 생각과 세종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착화감이 우수한 일상생활용 수제구두다. “신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디자인이 아니라 발의 편안함이다. 착화감이 우수한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후 디자인이 따라가야 한다. 요즘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것은 결국 한정적인 기능만을 강조했기 때문에 일상에 사용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편적이면서 기본에 충실한 신발이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JK상사의 RETA는 일반 구두 매장과 시장, 직영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현재 약 400여 곳의 매장을 직접 발로 뛰며 영업 중인 강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경제 불황 속에서도 JK상사의 매출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더 잘 안다. 예전엔 단순히 싼 제품을 찾는 추세였다면 지금은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50년의 기술 노하우로 생산한 품질 좋은 우리제품은 신어본 구매자들은 대부분 다시 찾는다. 이런 부분을 볼 때 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볼게 아니라 품질을 좋게 유지해 소비자들을 다시 찾게끔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 현재 JK상사에서 출시 중인 브랜드 ‘RETA’의 다양한 수제 구두.
50~70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일상생활용 구두를 판매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JK상사는 앞으로도 공장직영 운영을 통해 유통단가를 줄이며, 착화감이 우수하며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부산 평화시장에 3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여성용 수제화 구두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강 대표는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 가맹점 증설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곤 있지만, 마음이 맞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본사와 점주가 서로 윈윈하는 경영을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강 대표는 정부차원에서 경공업과 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경공업분야를 천시하는 분위기와 오랜 기간 동안 한 분야에 종사해온 장인들이 받는 대우가 개선되면 스위스의 명품 시계나 이탈리아의 의류, 가방처럼 신발산업도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후진양성을 위해 외국의 기술 연수 지원과 국내 경공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로운 브랜드가 만들어지면 그에 따른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 우리나라에도 신발산업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자리 잡고 있는 많은 산업분야가 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도 좋지만 정부에서 기존 산업들을 육성하는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10년째 독자적인 브랜드 RETA를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JK상사가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부산의 간판산업이었던 신발산업의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