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부 출범 이후 지방자치 단체 뿐 아니라 민간 사회단체에서도 동서화합을 위해 자매경연을 맺고, 서로 자주 만나는 등 지역 간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선거철만 되면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꾼들에 의해 신기루가 되어버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지역민들과 함께 협동하며 동서간의 화합을 위해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활약성이 돋보여 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과 하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산의 향토기업이자 재부하동기업인협회의 2대 회장인 (주)그린조이의 최순환 회장을 만나 그의 특별한 고향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부산지역과 고향의 발전을 위한 재부하동기업인협회

“부산에 있는 하동 출신의 기업인들과 상호 정보 교류 및 친목을 위한 교두보를 열기 위해 기업인협회가 창립되었습니다.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 부산지역 발전과 더불어 고향 하동의 발전을 위한 단체로 부산지역의 14개 업체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업인협회의 목적에 맞게 부산에 있는 하동 출신의 기업인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고향 발전에 보탬이 되어야 합니다. 재부하동기업인협회는 하동 출신의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습니다. 하동 출신의 기업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로 부산 지역발전과 더불어 고향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협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홍기 초대회장의 뒤를 이어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최순환 회장. 그는 기업인협회가 창립할 당시, 부회장을 지내며 재부하동기업인협회가 부산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향인들의 기업인협회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는 향인들은 대부분 고향을 위해 헌신하는 지역 기업인들이 많지만 대부분 드러내기를 싫어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드러내지 않는 것만은 능사가 아닌거 같아 적극적으로 동참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있는 만큼 우리 세대보다는 젊은 세대의 향우인들이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재부하동기업협회의 회원들은 (주)그린조이, 파나소닉전공신동아(주), 대창강건 등 부산에 본사를 둔 중견기업 대표들이다. 이들 모두 지난 수 십년 전, 부산에 터를 잡고 열심히 일한 결과, 지금은 부산의 경제를 책임지는 구성원으로 있는 만큼 그동안 부산에서 받았던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 부산과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
바겐세일 없는 의류업체 골프웨어 단일 브랜드 최정상에 우뚝
올해로 창립 37주년을 맞이한 (주)그린조이. 부산에 본사를 두고 골프웨어 단일 브랜드로 국내 최대 규모인 16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그린조이는 급속한 골프 저변 확대에 힘입어 매년 20%~30%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4년간 바겐세일 없는 캐주얼 의류사업을 하다 13년 전부터 골프웨어로 전환, ‘고객이 만족하고 행복을 느껴야 한다. 고객을 속이면 망한다’라는 경영방침 아래 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이어온 결과, 골프웨어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가맹점을 두게 되었다. 그린조이가 40여 년의 세월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으며 부산의 향토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최순환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 때문이다.
“언제나 상대방 입장과 고객의 입장에서 일해야 합니다. 또한 얼굴에는 항상 미소를, 가슴에는 사랑을 담아야 합니다. 일하면서 짜증나고 어렵고 힘들 때는 나 자신을 낮추어 생각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풀어집니다. 항상 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면 나에 대한 남들의 평가는 더 높아집니다.”
최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과 어음을 단 한번도 쓰지 않는 정직한 기업 이미지를 만들자는 고집이 부산을 대표하는 의류업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맹자의 말씀 중에 ‘외부에 적이 없으면 망하고, 내부에 우환이 없으면 망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외부에 적이 있어야 성공하고 내부에 우환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앞을 가로막는 무수한 장애물들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이죠. 불경기여서 너도나도 아우성인 요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명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발 맞춘 결과 그린조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섬유대상, 부산산업대상(경영대상), 산업평화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산업포장(훈장)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린조이가 있기까지는 그리 순탄치 만은 안았다고 한다. “1980년대에 당시 미국 1위 골프신발 업체인 풋조이(FootJoy)와의 상표 분쟁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법적 공방을 8년 동안 진행하면서 그린조이의 존폐에 위기가 왔었습니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도 같았던 법적 공방에서 승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정신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그린조이는 불경기에도 위축되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고객을 리드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개발하여 타사와 차별화 함으로써 어느 옷과도 코디 가능한 크로스 코디룩과 어느것을 입어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세트로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경영철학으로 소비자가 있기에 그린조이가 존재한다는 간단한 이치를 깨닫게 된다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하는 최순환 회장. 그가 지금까지 정직과 신용을 바탕으로 그린조이를 이어온 것처럼 대한민국에 그린조이처럼 정직한 기업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